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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Jul 06. 2022

평생 인세 받는 남자

내차 사용 설명서

"딩동~, 16,872원이 입금되었습니다."


매년 71일이 되면  은행계좌에 인세가 입금된다. 나는 평생 인세를 받는 남자이다. 지금으로 부터 10년전 우연한 기회가 나에게 다가왔다. 전직장은 국내에서 자동차 정비사업을 프렌차이즈로 운영하는 회사였고 나는 그곳에서 기술교육 파트를 책임지고 있었다. 전국에 700 가맹점과 2,000여명의 정비사들정비역량을 높이고 매장의 매출향상을 위한 상품개발 업무와 과잉정비 방지를 위한 제도를 수립하고 점검하는 것이  업무였다. 어느날 고객 콜센타를 통해서  통의 전화가 걸렸왔다.


출판사 담당자가 자동차 운전자들이 필요한 차량관리 요령에 대한 책을 기획하고 있다는 내용이었고 콜센타는 내가 담당자라고 생각하고 연결을 시켜주었다. 나로서는 흥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곧바로 상사에게 보고를 했으나 상사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회사의 이름으로 출판하기에는 대기업이다 보니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회사의 이름으로는 곤란하고, 책을 쓰려면 개인 이름으로 출간하라는 상사의 의견이었다. 직장 생활 20년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 치고는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출판사와 첫 기획 미팅을 했다.


책의 내용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 정비사 출신의 후배와 함께 공동 저자를 하기로 했다. 목차를 정하고 새벽시간과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서 약 6개월 가량 내용들을 채워 나갔다. 다른 책들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 자가 정비를 위한 사진들도 직접 찍고 50여 개 정도의 동영상도 촬영하여 QR코드를 만들었다. 초안은 출판사의 1차, 2차, 3차에 걸친 편집과 수정을 통해서 드디어 2013년 5월 1일에 세상에 나왔다. 다니던 회사에서는 자기개발을 잘 한 직원으로 평가되어 회사 사내 방송에도 나오고 칭찬도 많이 들었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출판사의 마케팅을 통해서 예상보다 많은 부수가 판매되었고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저자와의 대화' 요청으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추가적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서 '내 차 사용설명서(연두 m&b, 2013년, 김치현, 정태욱 공저)'의 저자를 찾는 연락들이 계속되었고 라디오 교통방송에서는 6개월 가량 게스트로 참여하여 차량정비요령에 대한 방송 출연도 했다. 책 출간 1년만에 '네이버'와 콘텐츠 제공에 대한 계약(10년)도 체결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엔진오일'이라는 단어를 누르고 '지식백과'를 검색하면 책의 내용이 검색된다.(지금까지 855,760명이 클릭했다.)


책을 출간한지 이제 1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인세는 6개월마다 정산이 되며 매년 7월 1일과 1월 1일에 입금이 된다. 출판사는 10년 동안 입금날짜를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초창기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이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 나름 놀랍다. 현재까지 12,073권이 판매되었다. 나의 책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꿈은 책을 100권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아직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몇 권의 책을 출간했고 올해도  준비하고 있다.


"누군가의 꿈은 나에게 현실이 되었고 미래를 준비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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