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바람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나간 자리에는 분명한 흔적을 남긴다.
코끝에 닿는 순간 어딘가에서 풀려난 청량한 기운이 함께 실려 온다.
겨울 동안 단단히 닫혀 있던 문도 그 바람 앞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 틈 사이 햇살 한 줌 더해진 봄이 그렇게 내 어깨를 스친다. 오래 움츠리고 있던 마음에게 이제 조금 가벼워져도 된다고 말한다.
그 바람 아래에서 나는 오래 접어 두었던 나의 바람 하나를 다시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