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괜찮아
핏물이 이슬처럼 맺혀
툭, 툭, 무릎 위로 솟아올랐다.
하얗게 질린 아들을 향해
나는 웃었다.
"엄마, 괜찮아."
가족 넷이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면
'우리'라는 말은
바람보다 먼저 달려와
어깨에 내려앉곤 했다.
요즘 말수가 줄었던 아들이
그날은 조심스레
내 옆으로 와 말을 걸었다.
나는 속도를 맞추려 했다.
그 순간,
바퀴가 서로의 궤도를 벗어났다.
아들은 물고기처럼 빠져나갔고
나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살이 벗겨진 자리마다
피가 작은 숨처럼
몽글몽글 올라왔다.
나는 낯선 손들 사이에서
내 몸을 잠시 맡겼다.
크게 다친 곳은 없다고 했지만
다리는
기억을 남길 것처럼 조용히 떨렸다.
소독약이 스며들 때
나는 소리를 질렀다.
고개를 돌리자
아들의 눈이 먼저 젖어 있었다.
나는 그제야
아프지 않은 얼굴을 골라 썼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려던 순간,
아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자기 때문이라고.
그 말은
피보다 천천히,
그러나 더 깊이 번졌다.
우리는 요즘
서로에게 다가가려다
자주 부딪혔다.
부딪힌 자리마다
작은 상처가 남았다.
자전거 바퀴처럼
같은 방향을 향하면서도
속도를 맞추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
딱지는 떨어지고
흉터만 옅게 남았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다시 자전거를 탔다.
이번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속도를 늦췄다.
서로의 옆을
천천히 확인하면서.
나는 바람 속에서
아들을 불렀다.
그리고 말했다.
"엄마,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