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어릴 때부터 참 많았다. 혼자 있다는 것은 익숙해지는 것 같으면서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었다. 어떤 날은 밖에서 사람들과 왁자지껄 웃고 떠들다가 집에 들어와 혼자가 된 공허함을 못 견디는 날도 있었다. 이런 날은 목놓아 울기도 했다. 그런 날들이 있었다. 사람이 외롭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혼자일 때도 혼자이지 않을 때도 우리는 외로울 수 있다. 이제는 혼자만의 시간을 퍽 잘 보내게 되었다.
홀로 동떨어져 살았던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그렇게 견디지 못하던 내가 해외 생활을 하며 외로이 지낸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그런 시간이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저 이제는 외롭다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또 어떤 날은 누군가와 맞추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마냥 편할 때도 있다. 이제는 혼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 우울에 잠식될 것 같은 날, 그런 날에는 내가 혼자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나는 사람은 혼자서만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곁에 있길 원하는 그런 날들이 있다.
혼자 있는 시간과 혼자가 아닌 시간에 대해 나는 아직도 배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