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by 이만희

하늘에 붉게 터져 나오는 노을을 바라본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마치 헤어지는 연인들의 긴 입맞춤처럼

지평선 위 태양은 오래 머문다.

붉은 노을은

먼지를 태우듯,

세상의 더럽고 썩어가는 것들을

찬란하게 불태운다.

저녁노을은

구름이 좋으면 구름을 끌어당기고,

바람이 좋으면 바람을 붙든다.

우리가 바라보는 만큼,

노을은 더 타올라

아픔과 지친 세상을

조용히 어루만진다.

그리고 문득,

하늘 끝으로 사라지는 빛 속에서

남은 것은

붉게 물든 숨결과

우리 마음의 불꽃뿐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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