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담임을 맡았던 반은 특별했다. 학생들은 내가 직접 입학 상담을 통해 선별된, 다양한 연령과 배경, 개성을 가진 학생들이었다. 20대부터 60대까지, 광활한 삶의 경험을 가진 이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삶에 대한 긍정과 감사의 마음이었다.
우리 반 학생들은 지난 2년 동안 전공과정을 충실히 밟으면서, 자신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작은 성취 하나하나에 감사할 줄 알았고, 옳고 그름을 가리며 신중히 행동하는 성숙함도 갖추었다.
학생들은 복지일자리, 보행지도사, 점역교정사, 안마사, 사회복지사, 동료상담사,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며 꿈을 키웠다. 또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거나, 헬스키퍼, 한국어 강사로서 새 길을 열거나, 자신이 설 길을 찾기 위해 끈기 있게 뛰었다. 장애를 수용하는 태도와 책임감은 학생들의 강점이었다. 자신이 가진 장애와 단점을 인정하면서도,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은 내 가슴을 울렸다.
우리 반은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며,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삶. 타인의 인정보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우리 반은 겸손했고, 진심을 담아 마음을 열고, 살아있는 배움을 실천하는 학생들이었다.
이 세상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길을 제시받기를 원하지만, 현명한 이들은 갈림길에서 스스로 길을 선택했다. 우리 반 학생들도, 당장의 안정에 머물지 않고, 어리석은 선택 대신 배움의 길을 걷기 위해 용감히 나아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배움은 끝이 없는 여정임을 깨달았다. 이들은 살아 숨 쉬는 삶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며, 값진 인생을 살았다.
내가 먼저 책임지고, 긍정의 힘을 믿는 것. 책임감과 절제, 마음의 평온이 부정적인 감정을 멀리하는 열쇠라는 것을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배웠다. 감정을 다스리며, 타인 탓이 아닌 ‘내 탓’ 임을 받아들이는 순간, 진짜 자유가 찾아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세상 어디든,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으며, 될 수 있다는 그 자유. 교사의 길도 마찬가지였다. 학생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은 내가 끝없이 관찰하고 사랑으로 보는 마음에서 나오게 된다. 우리 반 학생들은 힘든 시련 속에서도 묵묵히 역할에 충실했고, 꿈과 목표를 향해 끝없이 달려갔다.
시각장애인 교사의 삶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 길이 곧 귀중한 길임을 오늘도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매일 아침, 눈을 감으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도 나는 어떤 교사로 남고 싶은가?”
우연이 아닌 인연으로 함께했던 우리 반을, 나는 앞으로도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