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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랑 May 10. 2024

한 번쯤은 다시 만나리

자작시

20대 중반에 교직에 들어와

20여 년간 밥을 벌어먹었다.

제자들이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었을 때가 

좋은 시절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여기를 나와도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

남아있는 이들에게 감히 부탁한다.

먼저 나서서 나를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와의 추억은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나의 것이 아니다.

배롱나무가 되든 은행나무가 되든

건물 입구에 종소리가 되어 사라지더라도 그냥 두어라.

그때 그 시절은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웠다

하루하루를 첫날처럼 맞이했고 끝날처럼 살아왔다.

다시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꽃이 피고 새가 울면 언젠가는

한 번쯤은 다시 만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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