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절제된 참 기쁨을 위하여

by 이만희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자기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한계라고 여겼던 곳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조용하지만 위대한 변화를 맞이한다.

나 역시 그 변화를 장애라는 이름의 '조건'에서 발견했다. 세상은 그것을 결핍이라 말했지만, 내게는 오히려 하나의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의 삶을 가두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이 듣게 하고, 더 섬세히 느끼게 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더 맑게 반응하게 했다. 나는 그 덕분에 더 나은 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로 다른 빛을 가지고 태어난다. 누군가는 강렬하고, 누군가는 은은하다. 그러나 바로 그 차이가 우리를 더 빛나게 한다. 어둠 속에서 다른 사람의 빛을 더 존중하게 되고, 자신의 빛도 새삼 귀하게 느끼게 된다. 다양성은 우리를 갈라놓는 벽이 아니라, 서로를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굴절의 원리다. 누구도 똑같지 않기에, 우리는 서로의 결을 통해 더 온전한 세계를 본다.

절제의 길 위에서 깨닫는 것들

나는 어느 날 알게 되었다. 나에게 순간적인 쾌감을 주던 것들이, 언젠가 내 삶을 좀먹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감각을 만족시키는 즐거움은 빠르고 화려하지만, 끝은 종종 허무하다. 탐욕은 마음을 흐리고, 지나친 몰입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그래서 나는 감각의 길이 아니라, 절제의 바윗길을 선택하기로 했다. 편하지는 않지만 단단하고 믿을 수 있는 길, 올라갈수록 시야가 맑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길을 걷기로 했다.

물질적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마치 호수 한가운데서 물결을 헤치며 뛰놀면서도 그 물을 마시지 못해 목마르게 되는 것과 같다. 내적 평화 없이 쌓아 올린 부는 모래성을 닮았다. 화려하지만 바람 한 번에 무너진다. 반면 내면에서 길어 올린 기쁨은 누가 빼앗을 수도, 무너뜨릴 수도 없다.

필요한 것은 많지 않다. 그러나 원하는 것은 끝이 없다. 행복을 잃는 이유는 필요보다 욕망이 우리를 더 자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매일 묻는다. "지금 이 욕망은 진짜 나의 필요인가, 아니면 잠시 나를 유혹하는 그림자일 뿐인가?" 원하는 것을 줄이고 필요한 것을 분명히 하면 인생은 단순해지고 마음은 가벼워진다. 단순함은 곧 자유다.

내면의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가

내가 추구하는 기쁨은 밖에서 오지 않는다. 누군가가 가져다주는 선물, 눈앞의 화려한 장식, 타인의 인정, 그 모든 것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내면의 기쁨은 더 깊은 곳에서 온다. 묵묵히 하루를 살아낸 후 마음에 남는 고요, 다른 사람을 도우며 받는 감사의 온기, 절제 속에서 발견하는 자존의 감각, 그리고 나를 조금 더 나답게 만드는 사유의 흔들림. 이런 것들이 진짜 기쁨이다.

슬기로운 사람은 인생이 하나의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근심과 불안은 무대 위의 장면일 뿐, 연극이 끝나도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세상의 환영에 너무 깊이 빠져 고통받을 필요가 없다.

반대로 어리석은 사람은 연극을 현실로 오해한다. 기쁨에 취하고, 슬픔에 울고, 변화하는 장면에 절망하며, 마지막 장이 닫히는 순간마저 두려워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장면이 아니라 장면을 바라보는 내면의 자아다. 그 자아가 맑고 단단할수록, 삶의 모든 순간은 오히려 더 빛난다.

본질은 단순하다.

행복 또한 단순하다. 필요한 만큼 일하고, 적당히 먹고, 충분히 쉬며, 타인을 도우며 내 마음의 물길을 맑게 유지하는 것. 절제를 알고 욕망을 다스리고, 참된 기쁨의 근원을 밖이 아니라 안에서 발견하는 것.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나답게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은 어떤 외부의 화려함보다 훨씬 오래 간다.

마무리하며

장애는 나를 약하게 만들지 않았다. 그것은 나를 더 다르게, 더 단단하게, 더 깊게 만들었다. 남들과 다른 조건은 나를 움츠러들게 하지 않고, 오히려 나의 삶을 더 넓고 풍성하게 이끌었다.

서로 다른 빛을 지닌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빛난다. 그리고 절제의 길을 걸으며 내면의 기쁨을 길어 올리며, 삶이라는 연극을 한층 더 지혜롭게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행복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덧없이 사라질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내 안에서 피어나는 고요하고 단단한 기쁨을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길러가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확실한 행복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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