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지속의 힘
어른이 되어서
텍스타일을 그냥 ‘일’로만 생각했던 나는
처음 그림을 그릴 때
그 순수한 즐거움의 감정을 잃어버렸다.
바이어에 맞추고, 트렌드에 맞추고, 제품에 맞추고
사실, 그렇게 맞추는 것도
결국 나의 감각이니까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는 그때 그렸던 디자인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 것, 바이어 것)
텍스타일 디자인을 하다가
디자인 프로그램 개발, 교육 일을 하게 되었고,
물론 이때도 프레젠테이션용, 교육용 디자인을 계속했지만
그것도 전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미나 페르호넨의 전시는
나에게 다른 깨달음을 주었다.
지속할 수 있는 힘
잘하고 못하고 가 아니라,
돈을 잘 벌고, 못 벌고 가 아니라
그냥, 계속할 수 있는 힘이
가장 큰 힘이라는 걸.
나는 왜
나의 아카이브를 존중하지 않았을까?
왜 내가 해온 일들을
나의 것이 아니라고 여겼을까?
아쉽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꼭 이야기해 주고 싶다.
나의 시간을 들이고, 나의 몸으로 하는 일들은
다~ 나의 아카이브이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존중하고 아껴주고, 계속하라고.
그렇게 지속하다 보면
힘이 된다고.
진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