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6
몇 주 전부터 계획돼있던 동기들과의 고성 여행.
개인적으로 중요한 공모전이 끝나고 가는 거라
나에게도 여행다운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지난 몇 달간 계속 매달려있던 공모전이
끝난 것이기 때문에 허탈하고 허무한 기분도 있었다.
속초 여행 때 택시 기사님이 강원도 해수욕장 중에
아직 알려지지 않고 예쁜 해수욕장을 추천해 줬다.
그곳이 아야진해수욕장이었다.
그 기억이 떠올라 아야진해수욕장으로 가게 됐다.
함께 가는 사람 일정 때문에 오후에 늦게 출발했다.
개인적으론 여행이나 출장을 가게 되면
호텔을 매우 선호하는 편이다.
시끄럽지 않고 조용한 나만의 공간이기도 하고
시설도 아무리 펜션이나 모텔이 깨끗하더라도
호텔보다 깨끗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러나 이번엔 동료들과 바다를 보며 바비큐도 먹고
해수욕도 하고 바로 들어올 수 있는 숙소를 잡다 보니
갈매기 나는 꿈이라는 펜션을 잡게 되었다.
펜션에선 거의 술만 먹어서 사진이 없다..
펜션은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세 사람이 쓰기에 넓고 좋았고
바비큐도 개별 테라스에서 따로 할 수 있어서 좋다.
아야진해수욕장은 정말 예뻤다.
사람이 없을 수밖에 없는 곳인데
해수욕장 근처에 몇 개의 펜션
몇 개의 카페를 제외하고는 즐길 시설이 잘 없다.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모자이크.
우리가 도착했을 땐 해지기 직전이었는데
1시간 바짝 해수욕장에서 놀았다.
해수욕을 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멀리까지 들어가도 깊지가 않아서 노는 맛이 난다.
많이 알려지게 되면 상권도 발달할 것 같고
바다 수영이나 서핑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
나는 수영을 못한다.
그래도 물에서 노는 건 좋아해 어푸어푸 노는 편이다.
같이 간 동기형이 수영을 매우 잘한다.
동기형이 영화 <문 라이트> 속 한 장면처럼
나를 붙잡고 물에 누울 수 있게 해줬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뭔가 아무도 없는 공간에 누워있는 기분.
<문 라이트>에서 저 장면을 찍고자 했던
감독의 마음을 너무나도 알 것 같다.
이 여행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동기형은 더 멀리 나가서 그렇게 물 위에 누워있으면
세상에 정말 나 혼자만 있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수영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이럴 때마다 든다.
하나로마트로 가서 회와 고기를 사 왔다.
개별 테라스에서 고기도 굽고 술도 마셨다.
1시간 바짝 바다에서 노니까 배도 고파서
뭐든 맛있다고 생각할 때였다.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라 바닷바람도 솔솔 불고
마치 가을 날씨 같다고 생각했다.
밤 산책을 하다 보니 돌이 많은 해수욕장이 나왔다.
내일 오전엔 이쪽에서 놀아보자고 얘기를 나눴다.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는 아야진 해수욕장이다.
이런 건 그냥 술에 취해서 찍은 아저씨 감성 컷이다.
근데 정말 1시간에 1대 버스가 올까 말까 하는
대중교통으로 올 수 없는 그런 외진 해수욕장이다.
밤에는 그 흔한 술집도 하나도 없고 편의점만 있다.
대부분 펜션에서 술을 먹으면서 노는 것 같다.
펜션으로 다시 들어와서는
도대체 몇 시까지 놀았는지 알 수도 없는
무아지경의 술자리를 갖고 쓰러져 잠이 들었다.
기억이 안 나지만 아침 9시에 기상해서
해수욕을 하자고 했단다.
과연 나는 9시에 일어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