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7
동기들이 9시에 벌떡 일어나는 소리에
결국 나도 9시에 일어났다.
동기들은 바로 해수욕을 하러 나가고
나는 20분 러닝을 하고 해수욕을 하러 갔다.
속초나 목포 여행 때도 아침 러닝을 하고 싶었는데
고성에서는 동기들 덕분에 일어나 할 수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공간에 그냥 발길이 가는 대로
풍경에 이끌리듯이 런닝을 했다.
처음엔 숙취 때문에 힘들었으나
뛰다 보니 숙취도 가시고 땀도 흘리니 기분도 좋다.
바닷가를 끼고 러닝을 하니 바람도 좋고 냄새도 좋고
다음에 여행을 가면 또 아침 러닝을 해야지.
아야진 해수욕장 한편엔 돌이 많은 곳이 있다.
여기도 정말 장관이었다.
첫날은 늦게 와서 보지 못한 맑은 하늘도
오전이라 덥지 않은 날씨도
뭐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순간이었다.
단 이쪽엔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있으니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그냥 깊은 수준이 아니라
협곡 수준으로 깊으니 정말 조심.
오전 해수욕 후 펜션으로 와 정리를 하고 퇴실.
해장을 하기 위해 들른 식당이다.
이번에 포스팅을 하면서 느낀 건데
이번 여행에서는 참 사진을 많이 안 찍었다.
음식 사진들이 하나도 없네.
국밥 한 그릇에 13000원, 단일 메뉴 식당이다.
전날 술을 진탕 먹고 들르기에 좋은 식당이다.
뜨듯한 것만 들어오면 다 좋을 때였어서
셋 다 아주 만족하면서 먹었다.
함께 간 동기들은 동기이자
내 영화를 함께 찍은 스텝들이다.
내 영화를 찍었던 송지호해수욕장이 근처라 들렀다.
바로 어제 일 같은데 벌써 4년 전쯤 일이다.
해수욕장 너머에 섬이 있는 것이 매력적이어서
촬영장소로 선택한 공간인데
지금은 걸어갈 수 있게 다리를 만들고 있었다.
그때 다리가 있었으면 여기서 안 찍었을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참 예쁜 해수욕장이다.
로케이션 헌팅 때 해수욕장을 많이 돌아다녔다.
송지호 해수욕장은 정말 좀 다른 느낌이 있었다.
내가 본 해수욕장 중에 가장 넓다.
그러나 아직 발달이 안 되어있어서 사람도 많이 없다.
5성급 호텔 하나가 여기 랜드마크인 것 같다.
해수욕장 자체가 ㄱ자 모양으로 생겨서
한 쪽엔 해수욕장 및 캠핑장,
한쪽은 아직 발달되지 않는 넓은 해수욕장이 또 있다.
조용히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캠핑족이라면 정말 추천하는 곳.
마지막 일정으론 설악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1인당 16000원, 싸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사파를 갔을 때 판시판을 올라간다고
세계에서 제일 긴 케이블카를 타서 그런지
설악 케이블카 자체는 시시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같이 간 동기형은 케이블카가 첫 경험인데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도착.
10분 정도 올라가면 봉화대가 나온다.
돌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앉아서 경치를 즐기고 있고
돌이 쌓이고 깎인 모습도 절경이라 정말 좋다.
케이블카를 탄다면 반드시 여기까진 와야 한다.
이런 절경을 케이블카 5분 + 도보 10분
15분만에 볼 수 있는 코스라면
16000이란 케이블카 가격이 비싸지 않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 바로 옆에 신흥사가 있다.
신흥사 입구에 통일대불청동좌상이 있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압도적인 분위기에
우리는 절을 하며 각자의 소원을 빌었다.
후에 동기들은 몇 달간 내가 매달렸던 공모전에서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해 줬다고 말해줬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준다면
정말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까?
신흥사 내부를 찍은 사진은 없지만
고즈넉하고 예쁜 절이었다.
리모델링이 많이 진행된 절이라 느낌이 색다르다.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절이 꼭 있다.
여행 때 그 지역의 절에 가서 인사도 하고
절마다 갖고 있는 고유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우리나라 여행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홍천에 들려서
저녁으로 고추장삼겹살을 먹었다.
함께 간 동기 형이 강원도를 놀러 갔다 올 때면
늘 들리는 곳이라고 한다.
위치 상 서울로 들어오는 길에 있어서 들리기도 좋고
특히 가족들이 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식당이다.
식당이 엄청 넓고 맛도 무난하다.
그렇게 밤 10시가 돼서야 집에 도착.
낮에 속초에도 들려서 만석 닭강정을 샀었다.
집에서 만석 닭강정에 맥주를 마시며 마무리.
정말 이틀을 꽉꽉 채워서 놀았다.
함께 간 동기들은 나와 10년은 넘은 사람들이다.
여행도 많이 갔었고 촬영도 많이 했다.
정말 내 20대와 30대를 함께 보낸 사람들이다.
이젠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알고
서로에게 바라는 것도 딱히 없어서
서로에게 서운할 것도 없는 그런 사이다.
그럼에도 매 여행마다 느낌이 또 다르다.
우리도 점점 나이가 드는 것인지
무의식중에도 서로를 위해주려고 했고
그래서 편하고 그저 재밌게 여행을 다녀왔다.
나만의 생각은 아니길 바란다.
여행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기로 마음먹은 것에 비해
사진을 똑바로 안 찍는 나 자신에 대한 반성.
9월에도 아직 2번이나 여행 일정이 있는데
블로그에 쓸만한 사진들을 찍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