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폰

Weapons, 2025

by 유브로

사전 정보 없이 보러 간 영화다. 감독의 전작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보진 않았다. <웨폰>은 같은 날 같은 시간 사라진 학생들이라는 미스터리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학생들을 둘러싼 6명, 혹은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퍼즐 조각처럼 펼쳐진다.


<웨폰>은 6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다. 각 챕터는 인물들의 이름이며 영화는 여섯 명의 시각이 교차하며 하나의 미스터리에 접근하는 구조를 띤다. 이러한 구성은 자연스레 <펄프 픽션>이나 <매그놀리아> 같은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며, 형식적 야심이 드러난다. 또한 이야기꾼으로써의 매력이 있다. 아이들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시각으로도 영화가 흘러가는데 어쨌든 그 미스터리와 공포의 비밀을 계속 궁금하게 만든다. 떡밥을 던질 줄 알고 관객들을 사로잡을 줄 안다.


그러나 결말은 허무하다. 그저 오컬트로 얼버무리는 느낌이 강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 모든 진실이 그저 한 늙은 마녀의 욕심이 만든 비극이며 마녀의 마술로 만들어진 상황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긴장감과 공포감을 앗아간다. 또한 마녀의 마술도 너무 맥락 없이 전지적이며 허무맹랑하고 그 동기도 뚜렷하지 않다.


영화가 만들어내는 초중반의 공포는 마녀와도 상관없고 이 영화가 쫓고 있는 미스터리와도 크게 관련이 없다. 그저 순간의 공포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며, 그 내용도 인물들의 상상과 꿈이 전부다. 좋은 공포영화는 단순한 순간의 공포가 아니라, 그 영화가 갖고 있는 분위기 혹은 그 영화의 세계관 자체가 주는 공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웨폰>은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세계관과는 동떨어져있고 표현도 평이하다.


떡밥을 던져놓고 풀지 않은 것도 너무 많다. 아이들은 그저 마녀의 욕심에 희생된 것이며, 마녀를 처참히 죽이며 문제는 해결된다. 사실 필요 없는 분량도 많다고 느낀다. 아이들과 관련 없던 사람들의 챕터들이 등장하는데, 통일감을 해치는 부분이 있다. 형식적인 시도나 오컬트적인 해결도 이미 많이 본 설정들이다. 같은 시각 한곳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이미지 자체가 주는 충격에 비해 뒷심이 아쉽다.


한국에서는 <웨폰>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지만 원제는 Weapons, 무기들이다. 마녀가 아이들이나 사람들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의미다. 영화가 생각했던 것보다 잔인하다. 사람이 무기가 되는 그 자체를 보여주려다 보니 아마도 의도된 잔인함일 것이다. 공포를 위한 공포, 엔딩을 위한 쉬운 해결 때문에 김이 빠진다. 좋은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긴장감을 만들어낸 흥미로운 초중반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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