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돈이 깡패

파트 2. 그럼에도 나는 철학자였다.

by 무연

<챕터 6. 나는 '자격증' 없는 철학자이다.>


어느 날, 누군가 물었다.

“요즘 뭐 해?”


나는 말했다.

“생각해.”


그 말에 돌아온 대답은 단순했다.

“그걸 누가 알아줘?”


그래, 아무도 몰라준다.

생각에는 자격증이 없으니까.

시험도 없고, 점수도 없고, 경력도 없다.

오히려 ‘생각만 많은 사람’은 사회에서 애매한 존재가 된다.


이상한 일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라며 그렇게들 배워놓고,

막상 생각만 하고 있으면 백수 취급을 당한다.


생각에는 월급이 없다.

수익이 없고, 이력서에 쓸 항목도 없다.

그러니 당연히 취업에도 도움이 안 된다.

세상은 ‘사유’보다는 ‘스펙’을 원한다.


나는 자격증이 없다.

어떤 제도에도 인정받지 못했고,

어떤 기관도 나에게 점수를 매겨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사회적 기준으로 보면 ‘무능력자’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고.

어떻게든 무너지지 않으려고,

매일을 생각하며 버텨왔고, 꾸준히 버티는 중이다.


나에게 철학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자가 아니라,

현실에 질문을 던진 자였다.

나는 주어진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틀에 맞추지 못하는 나를 스스로 이해하려 애썼다.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격 없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건,

매 순간 ‘존재의 증명’을 요구받는 일이었으니까.


대학 졸업장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경력도 없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은 뭘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끝없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는 생각할 수 있어요. 아주 깊이, 아주 오래.”


물론 그 말은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다.

웃을 게 뻔했으니까.


이 사회는 '보이는 능력'만을 신뢰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에는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하는 사람은 늘 입을 닫고, 마음을 숨긴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생각은 능력이다.

사유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노동이다.


나는 '자격증 없는 철학자'다.

그건 스스로 붙인 이름이지만,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정직한 호칭이다.


누군가는 말하겠지. “자격 없는 사람이 무슨 철학자야.”


그럼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그래도 나는 생각하며 살아.

그게 나의 자격이고, 나의 노동이야.”


세상이 내게 어떤 점수도 주지 않더라도,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그게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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