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2. 그럼에도 나는 철학자였다.
<챕터 7. 생존과 생각 사이, 나는 계속해서 질문했다>
살기 위해 일해야 했고,
생각하기 위해 멈춰야 했다.
문제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거다.
생존은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다고 외쳤고, 생각은 잠깐만이라도 멈추고 의미를 물어보라고 속삭였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갈팡질팡했다.
‘이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이유는 뭘까?’
‘버텨야 하는 이유는 또 뭘까?’
질문은 줄어들지 않았고,
돈은 점점 더 간절해졌다.
사람들은 말했다.
“지금 그런 생각할 때냐? 일단 벌어.”
“돈도 없는데 철학이 무슨 소용이야.”
그 말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말에는 현실이 있었다.
나 역시 현실에 쫓겼고, 공과금 고지서 앞에서는 철학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그게 내 유일한 방어기제였고, 살아 있다는 증명이었고,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존엄 같았으니까.
생존은 나를 현실에 붙들어두었고,
생각은 나를 인간으로 남게 했다.
나는 철학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철학이 아니었으면 진작 무너졌을 거라는 건,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안다.
일을 하면서도 질문했다.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쓰는 이 문장들이
나처럼 헤매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지를.
때로는 ‘생각하는 나’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었던 날도 있었다.
생각은 고통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또 그런 날일수록,
나는 더욱 글을 쓰고 싶어졌다.
말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고,
써야만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질문은 생존과 충돌하면서 더 예민해졌고,
나는 그 예민함을 꾹 눌러가며 매일을 버텼다.
삶은 점점 거칠어졌지만,
그 거친 틈 사이에서 자라나는 생각들이
내 안의 ‘철학자’를 살려냈다.
생존은 나를 다그쳤지만,
나는 여전히 질문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이야말로,
결국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준 힘이었다.
질문은 끝나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묻는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나는 정말, 나답게 살고 있는가?”
그리고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이,
내가 아직 인간이라는 증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