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정보포털'이라는 말을 들으면, 저는 문득 먼지 쌓인 할아버지의 공구 상자 한구석에서 가만히 잠자고 있던 낡은 목마(木馬) 하나가 떠오릅니다. 손바닥에 꼭 들어오는 자그마한 크기. 오랜 시간 매만져 반질반질해진 조각의 표면에는 희미한 나무 향이 깃들어 있었죠.
그것은 말이 아니라, 시간에 깎이고 다듬어진 하나의 기억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무뚝뚝한 분이셨습니다. 말없이 마당 한편에 앉아 나무를 깎고 다듬는 일이 전부인 듯 보였죠. 그 투박한 손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순간은, 못쓰게 된 문짝이나 낡은 의자 다리에 새 숨을 불어넣을 때였습니다. 닳아빠진 조각칼이 스윽, 스윽, 나무의 결을 따라 지나갈 때마다 할아버지의 시간은 조용히 흘러갔습니다.
어느 늦은 오후였을까요. 할아버지는 제 손에 이 작은 목마를 쥐여 주셨습니다.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지만, 그 손때 묻은 나무의 온기는 어린 마음에도 충분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 작은 목마를 타고 온 세상을 누볐습니다. 때로는 서부의 카우보이가 되었고, 때로는 전설 속의 장수가 되어 바람을 갈랐죠. 네모난 방 안은 광활한 초원이 되었고, 책상다리는 훌륭한 마구간이 되어주었습니다.
그 낡은 목마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었습니다. 말 한마디 없던 할아버지가 건네준 세상이었고, 모든 것이 가능했던 아날로그 시절의 꿈이었습니다. 그 시절 우리에게 말(馬)이란, 이렇듯 정보나 산업이 아닌, 가슴 뛰는 상상과 맞닿아 있는 존재였을 겁니다.
요즘은 참 세상이 달라졌더군요. 손으로 깎아 만든 목마 대신, 화면 속에서 수많은 말들의 정보를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방대함 앞에서 조금 어지러웠습니다. 혈통, 경주 기록, 승마 체험장 위치까지. 모든 것이 명확한 데이터가 되어 정렬된 세상은 할아버지의 목마가 품고 있던 아련한 이야기와는 너무나도 달라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차가운 정보들 속에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숨 쉬고 있더군요. 한 마리 말이 태어나고 자라며 남긴 기록들, 누군가의 땀과 노력이 스며든 훈련의 과정,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어느 승마장의 주말 풍경까지. 어쩌면 이곳은, 할아버지의 손에서 태어난 그 수많은 목마들이 실제로 살아 숨 쉬는 오늘의 마구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요즘의 방식들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가만히 찾아본 기록들을 아래에 조용히 남겨둡니다. 낡은 목마가 건네주었던 온기가, 이 디지털의 흔적들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또 다른 이야기로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호스피아, 오늘의 말 이야기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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