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한 지 올해로 20년이 된다. 그전부터이긴 했지만 책을 손에서 놓아 본 날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책 읽기가 나의 가장 큰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등단 후에는 문예지에서 원고 청탁이 있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글쓰기가 힘들긴 했으나 작품 한 편을 쓰고 나면 기쁨도 컸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어제 통장에 나로서는 거금이라고 할 만한 큰돈이 입금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에서 포상금으로 준 돈이다. 통장에 찍혀 있는 금액을 보고 또 보았다. 감격스러웠다. 이것은 상금이라 세금도 없다고 한다. 세금을 안 떼니 더 기쁘다. 작품 42편을 보내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뽑힌 것이지만 나는 이 상금이 "그동안 글 쓰느라 수고했어" 하며 나라가 격려금을 준 것처럼 느껴졌다. '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우리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