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안와토 〈키테라 섬으로의 순례〉
장 앙투안 와토
<키테라섬의 순례> 1717
Oil on canvas
파리 루브르 박물관
Fête galante : 우아한 연인들의 향연
"이들은 떠나는 중일까, 돌아오는 중일까?"<키테라 섬으로의 순례>는 출발도 도착도 아닌, 아마 그 사이의 순간을 그린 그림인 듯하다. 여기에는 축제의 소란도 없고, 어떤 기쁨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즐거웠던 시간이 곧 끝날 것이라는 예감 혹은 아직은 시작하지 않았다는 불안.
온화한 색채와 부드러운 터치로 와토는 이 미묘한 상태를 붙잡고 있는 것 같다.
키테라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섬이다. 하지만 그림 속 인물들은 신화를 연기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잡고, 천천히 움직인다. 누군가는 아직 머뭇거리고, 누군가는 걸음을 옮긴다. 이곳은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아니다. 짐을 풀기 전의 순간, 혹은 돌아오는 배에 오르기 직전의 시간. 괜히 주변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다. '사이의 시간' 우리가 여행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