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속에서...6
인간은
혼자서는 자신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반응,
누군가의 시선,
누군가의 침묵 속에서
비로소 자신을 더듬는다.
그래서 인간은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
사랑 때문이기도 하고,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계는
존재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존재를 비춘다.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빛이 있다고
모든 것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관계가 무너질 때
사람이 가장 아픈 이유는
사랑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자기가 사라진 것 같아서다.
그때 묻게 된다.
나는 누구였을까.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어쩌면 인간은
관계 속에서만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존재다.
그러나
그 관계가 끊어졌을 때
완전히 무너진다면
그 존재는
아직 자기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질문한다.
나는
이 사람의 세계를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보다 먼저
나는
나의 세계를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가.
관계는
확인이 아니라
시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