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돌아보지 않아도 되는 기억

질문의 유언

by 지문

그 일은

다시 꺼내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이미 지나갔고,

그때의 상황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굳이 다시 묻지 않기로 했고,

다시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

그 선택은

불편함을 줄여줬다.

적어도 당장은 그랬다.


그 기억은

정확히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열어보지 않기로 한 상태에 가까웠다.


돌아보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았고,

지금의 판단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 기억은

닫힌 채로 유지됐다.

잊힌 것은 아니었지만

다루지 않는 쪽에 가까웠다.


시간이 지나도

그 상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다만

꺼내지 않는 방식으로만 존재했다.


돌아보지 않아도 되는 기억은

대부분 그렇게 남는다.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문제가 될 여지가 남아 있어서.


그 기억은

정리되지 않은 채

조용히 자리를 차지한다.


지문의 질문 : 질문이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