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하루
어제 너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래전의 내가 떠올랐다.
행사준비과정에서 의견을 냈고 대부분은 동의했지만 한 사람이 강하게 자기 주장을 밀어붙였다고 했다. 결국 그 사람이 분위기를 가져갔고, 그 장면을 보며 너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오래전의 나를 다시 만나는 것 같았다.
나는 어릴 때 앞에 서는 역할을 여러 번 했다.
학교에서는 반에서 리더 역할을 맡았고 군대에서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손들고 맡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해서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선생님들은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주변 어른들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나도 한 번 해볼까?
그래서 나는 한동안 앞에 서는 사람이 되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된 것이 있다.
사람은 반드시 앞에 서야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있어야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자기 방식이 있을 뿐이다.
어떤 사람은 강하게 말한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필요할 때 정확한 한마디를 한다.
세상은 종종 가장 크게 말하는 사람이 중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래 기억되는 사람은 자기 방식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 사실을 조금 늦게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기대에 맞춰 살아보려고 했던 시간도 있었고
어느 순간에는 그 기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던 시기도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은 답답했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도 결국 나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아마 이렇게 말해줄 것 같다.
누군가처럼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사람은 결국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주고 싶다.
무엇이든 경험해 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사람은 경험을 통해 자신을 조금씩 알게 된다.
앞에 서 보는 경험도 해보고 의견을 강하게 말해보는 경험도 해볼 수 있다.
그 경험이 꼭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자기 방식을 알게 된다.
그래서 무엇이든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엇이든 경험해 보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사람은 그렇게 자기 길을 찾는다.
그래서 이 글은 너에게 쓰지만 사실은 오래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의 너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누군가의 방식이 멋있어 보일 수는 있다
누군가의 방식이 옳은 방식인가 하는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이 반드시 너의 방식일 필요는 없다.
누군가처럼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너는 네 방식으로 살아가면 된다.
그리고 사실은 아빠도 자기 방식을 찾아가는 중이다.
"네가 어떤 사람이 되든 아빠는 늘 네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