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이전, 구분 이전
삶은 이해되지 않는 것들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그것을 설명하려 하고, 이름을 붙이려 하고,
결국 하나의 답으로 묶으려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게 정리되는 순간, 오히려 보이지 않게 된다.
존재는 거창한 대상이 아니다.
신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창조일 수도 있고,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가설 이전에, 분명한 것은 하나다.
지금, 존재는 있다.
우리는 그것을 완전히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무지란 알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은 계속 채우려 한다.
설명으로, 정의로, 확신으로.
하지만 채워질수록, 남는 것이 있다.
그 남는 자리에서,
비로소 질문이 시작된다.
삶은 그 질문을 피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 질문을 견디는 과정일 수 있다.
존재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존재를 인정하는 것.
구분을 지우려 하기보다,
구분이 일어나는 순간을 의식하는 것.
그것이 지금을 사는 방식이다.
존재는 어떤 대상이 아니다.
나일 수도 있고,
지금 눈앞을 스치는 빛과 먼지일 수도 있다.
존재는 멀리 있는 개념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드러남이다.
삶은 그것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계속 살아가는 일이다.
지문의 질문 : 질문이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