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아라 불린 아이

by 공책

나는 초등학생 시절 머리를 자주 염색했다.


물론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어디까지나 엄마의 취미였다.


어릴 때부터 패션에는 관심이 없었던 나는 지금도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엄마는 내 머리 모양이나 색깔에 늘 흥미가 많았다. 당시 초등학교에서는 머리 모양이나 염색에 간섭이 없었기 때문에, 엄마 마음에 따라 머리를 자르고 염색하는 등 일이 자연스럽게 반복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중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도 내 머리는 여전히 염색된 상태였다. 배치고사를 보러 가던 날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아직 입학도 안 했는데 규정까지 지킬 필요가 있을까?” 하고 별생각 없이 염색한 머리로 중학교 교문을 들어섰다. 그날 내 감정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아, 초등학교보다 건물이 좀 낡았네” 같은 시시한 생각이나 하며 시험을 치고 집에 돌아왔을 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입학식 날에는 다른 모습으로 교정을 밟았다. 새 교복에 다시 검은색으로 염색한 머리. 그렇게 내 중학교 생활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입학 후 한동안 국어 선생님의 관심이 이어졌다. 수업 시간에는 괜히 나를 일으켜 세워 질문을 했다. 어떤 선생님이 그랬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머리색에 대한 지적도 받아 이미 검정으로 바꾼 머리를 또다시 새까맣게 물들여야 했다. 왜 내가 이토록 주목을 받는지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야 그 전말을 선생님에게 직접 듣게 됐다.


배치고사 때 눈에 띄게 염색한 아이가 시험을 보러 왔고, 선생님은 그 아이를 유심히 지켜봤던 것이다.


‘중학교에 오는 첫날인데 머리가 저 정도라니?’

‘이번 학년은 시작부터 쉽지 않겠군…’


그게 바로 나였던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배치고사 성적이 좋아서, 입학식 날 이미 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불운이었다. 공부를 잘한다는 사실은 선생님에게 안도감이 아니라 더 큰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던 듯하다.


‘반항아인 데다가 머리도 좋은 아이?’

‘학년 전체가 휘둘릴 수도 있다.’


결국, 나를 향한 특별 지도는 입학 직후부터 시작됐다. 머리색 점검은 기본이고, 태도와 수업 참여도까지 예민하게 관찰받아야 했다.


돌이켜 보면 참 우스운 일이다. 나는 지금도 염색이 귀찮고 번거롭게만 느껴지는데, 단지 엄마의 취미에 따라 움직인 게 전부였으니까.


어쨌든 나의 청소년기는 그렇게, 예상치 못한 특별 관심 속에서 시작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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