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나는 물리학이라는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었다. 처음의 시작은 학원에서 배운 간단한 역학 문제였다. 중력, 만유인력, 속도, 가속도, 뉴턴의 운동 법칙—눈에 보이는 모든 움직임을 물리학이라는 언어로 해석해보는 일이 점점 흥미롭게 느껴졌다.
역학 개념에 익숙해질수록 자연스럽게 더 깊은 영역으로 관심이 확장되었다. 그다음은 전자기학. 그런데 역학과는 달리, 전자기학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개념들로 가득했다. 눈에 보이는 도르래, 미끄럼틀, 공 같은 건 더 이상 없었다. 이제는 전류, 전하, 자기장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무렵의 나는, 이해할 수 없다고 쉽게 물러서는 아이가 아니었다. 로렌츠의 법칙이 쉽게 풀리지 않을 땐,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머릿속으로 상황을 그려보며 계속해서 물리적 이미지와 수학적 직관을 쌓아갔다. 그렇게 점점 개념들이 하나씩 연결되기 시작했다. 전류, 전하, 자기장,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힘. 이 모든 개념들이 머릿속에서 묶이고, 꽂히고, 마치 내 안에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듯한 감각이었다.
문제집도 셀 수 없이 많이 풀었다. 학원 수업도 따라갔지만, 집에서 혼자 공부한 양이 훨씬 많았다. 특히 학원에서 우연히 미적분을 배운게 전자기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차근차근 개념의 뼈대를 세우다 보니, 중학교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배우는 물리 2문제집을 스스로 풀기도 했다.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물리학이 재미있었고, 그 재미는 곧 나의 몰입이 되었다. 그 몰입 속에서 나는 밤낮 없이 생각했고, 궁금했고, 기뻐했다.
어쩌면 그런 열정은 중학생 시절, 그 시기의 나에게만 허락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때만 가질 수 있었던 순수한 열정, 아무 조건 없이 좋아해서 빠져들었던 몰입. 그 때 이후로 나는 그 어떤 것에서도 그렇게 강한 몰입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 시절의 나는 정말 순수하게 앎이 좋아서 그 세계 안에 잠겨 있었고, 그 시절의 그 마음은 지금도 가끔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