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이런 기사들을 자주 본다. 한국 이공계 인재들이 유독 해외로 많이 나가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기사들이다. 그들이 말하는 '이공계 인재'에 내가 포함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이공계 교육을 받고 결국 미국에 정착한 사람으로서 그런 기사들을 볼 때마다 여러 생각이 든다.
기사에서 언급되는 이유들은 대체로 비슷하다. 높은 연봉, 더 좋은 연구 인프라, 더 나은 대우. 여러 기사에서 반복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엔지니어들이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더 높은 연봉과 좋은 연구 개발 환경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검색 몇 번 만으로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기사를 읽을 때 마다 생각해본다. 나도 그게 이유였을까.
만약 누가 나에게 미국에서 일하는 게 만족스러우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유를 연봉이나 인프라 때문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미국에서 일하며 느끼는 만족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매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전문성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만족감, 원하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 그리고 뛰어난 엔지니어들에게서 배우며 성장한다는 기쁨. 이 세 가지가 내가 미국에서 일하며 느끼는 가장 큰 만족이다.
나는 내가 하는 일, 그리고 내가 속한 분야에서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과거의 직함이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고 그 전문성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이라고 믿는다. 매일 배우며 성장하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이곳에서 나는 만족하며 지낸다.
많은 이들이 미국 유학이나 취업을 이야기할 때 학벌, 영어 실력, 석사냐 박사냐 하는 문제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연봉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만약 높은 연봉이나 좋은 처우가 목표라면 굳이 이민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한국에도 충분히 훌륭한 조건을 가진 다른 직업들은 많다.
그러나 이공계인으로서, 혹은 엔지니어로서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서 실력을 키우고 그 실력으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그리고 누군가의 부속품이 아닌 스스로 커리어를 설계하는 주체적인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면 미국은 분명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더 빨리 벌고 은퇴하는 삶이 아니라 오래도록 배우며 성장하며 일하는 삶을 꿈꾼다면 더욱 그렇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흔히 이야기하는 연봉 규모나 처우보다는 나는 정말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은가, 내 커리어를 내 손으로 만들어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 이 두 가지에 분명한 답이 있다면 낯선 환경에서도 버티고 성장할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 마음이 분명하다면 미국에서의 커리어는 분명 훌륭한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