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본인들이 어떻게 성장하여 집에서 돈을 벌게 되었는지 무료로 재능기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도 그런 강의들을 즐겨 들었다.
사람들은 부를 쫓아 살고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모여든다.
여기저기서 월 천을 외치며 이제는 월 천을 넘어 월 이천 월억 클럽까지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강의를 하고 재능을 나누는 사람들은 인기도 많고 팔로워 수도 많고 뭘 해도 잘 되는 것 같다.
인플루언서는 그냥 되는 건 아니니까 그런 사람들이 신기하고 부러운 건 사실이다.
무엇 때문에 부러울까? 그 사람의 성공이 부러운걸까? 돈이 많아 편하게 사는 모습이 부러운걸까? 힘차고 긍정적인 모습이 부러운걸까? 그 사람들의 영향력이 부러운걸까?
예전에는 음대를 같이 졸업한 친구들이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서 일도 안 하고 육아를 하며 백화점 쇼핑을 다니며 인생이 심심하다고 말하는 친구를 많이 봤다.
그 반면 나는 일을 너무 좋아했고 성과를 내는 것을 좋아했고 성장하는 내 모습이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그런 남편감이 없어서였을까?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했던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결론은 그래도 나는 일을 했을 것 같다이지만..
코로나가 지나가며 sns에서 사람들은 참 많이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집안에서 자신과 싸워가며 자신을 표현하고 삶을 개척하는 시도를 수도 없이 했겠지. 그 결과 인플루언서가 됐고 그 결과 월천여사들이 된 거겠지!
나도 한국에 있었다면 끊임없이 공부하고 시도했었을 것 같다.
오키나와에 있다고 해서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갖고 있는 매력을 어떻게 sns로 풀어갈 것인가에서 나는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내가 봐도 그리 재미있지도 않고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을 마음이 그리 크지가 않았다.
오키나와는 일본 중에 월급이 가장 낮은 곳이다.
7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땐 15만 엔에서 18만 엔이 기본이었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올랐지만 사람들은 그 돈을 벌려고 하루 종일 나가서 일을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며 우리와 똑같이 아이들을 키우고 거기에 월세를 내며 사는
그 사람들에게서 불평과 불만, 성공을 향한 욕구가 느껴지지가 않는다.
왜일까? 한국 사람들 같으면 공부를 더 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한다던지 창업을 한다던지 해서 더더더 많은 돈을 벌고 좋은 집에서 살고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 우리 아이들은 더 편하게 살게 하고 싶은 마음에 무지 애를 쓸 텐데.. 참 신기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오면 학교 숙제를 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
필요하면 학원에 보내달라고 부모에게 부탁을 하고 부모가 먼저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좋다. 그런 양육 태도 때문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순하고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럼 그걸로 만족하고 사는 모습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돈이라는 게 무엇일까?
나는 한국에 살 때 피아노 학원 원장이었다.
학원을 운영한 지 10년쯤 되었을 때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학원 2개를 운영하기 시작했었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유학을 다녀온 건 아니지만 입시에도 발을 들여 조금씩 더 성공궤도에 오르고 있었다.
피아노 선생님으로서 할 수 있는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내서 나도 능력을 키우고 학생들에게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었다. 대학교 4학년때부터는 벌써 대기업의 연봉정도로 수입이 있었지만 부모님께 도움을 받지 않아 모두 다 학자금이며 결혼자금이며 내 소소한 용돈으로 사라지고 없어지는 듯 보였던 그 돈은 내 마음의 자산으로 쌓여갔다. 언젠가는 나도 큰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어. 나도 돈 걱정 없이 살아보고 싶어. 늘 생각하며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모든 게 내 능력이고 자산이라 여겼던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게 이 사람들에게서 욕심은 찾아볼 수가 없다.
어느 대학교를 나왔는지 학벌이 어느 정도인지 그런건 전혀 중요하지 않고 우리 집이 몇 평인지 집은 어느 동네인지 어느 브랜드의 아파트인지 부모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도 전혀 중요하지 않다.
15평 남짓하는 집에서 이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웃으면서 살 수 있는 건지.
조금 벌어도 어떻게 그렇게 성공을 향한 욕구가 없는 건지.
그 사람들에게 구지 월 천은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이다.
지금이 행복하고 만족감을 누리는 것, 작은 여유와 부족함에서 느끼는 감사함 속에서 살아가는데
돈 천만 원이 웬 말인가? 행복! 그건 돈이 없더라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인데 그걸 누리지 못하는 게 나란 사람 아니었을까?
그래서 한때 사기를 당하고 돈이 너무 없어 힘들었던 시절 나는 미치도록 고민을 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가 여기에 남을 것인가? 한국에서 돈 버는 게 더 쉬우니까! 다시 내 능력으로 일어서기 쉬우니까! 그때 나는 결정했다. 이 사람들의 행복을 나는 더 알고 싶었다. 우리의 행복의 가치는 돈에 있는 게 아니니까. 돌아보면 어찌 되었든 우리 가족은 굶지 않았고 필요한 것들은 다 채워졌고 그래도 그 시간을 잘 버티면서 지냈다. 지금에 와서 나는 내가 너무 힘들었을 때 돈을 찾아 지금 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정말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그 행복의 가치. 내가 아무것도 없을 때 누리는 행복은 돈이 많을 때 누리는 행복보다 100배 1000배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까… 혹시 돈을 좇다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돈이 없어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두가 생각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