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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가온해 Jun 16. 2022

평범한 여행자 1

나는 여행자가 되고 싶다. 미지의 신 대륙을 발견했다고 여겨지는 콜럼버스 같은 그런 여행자. 영화 ‘인디아나 존 스’처럼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가보고 싶다.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하면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여러 가지 위험이 있을 테지만 말이다. 나는 내 꿈에 확신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통 념상 세상은 모두 정복되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상식이다. 그들은 더 이상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행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들은 틀렸다. 그들은 진짜를 보지 못하는 눈 뜬 장님이다. 세상은 여전히 미지와 새로운 것으로 가득하며 그렇기에 여행을 할 가치가 생긴다.



세상은 여전히 신비로우며 우리에게 많은 수수께끼를 남기는 곳이다. 여행의 형 태도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변화한다. 여행의 세계도 매우 신비로우며 새롭 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자들도 생겼다. Digital Nomad, 가상세계를 조직하며 사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아니, 말이 가상세계인 것이지 그것도 현실의 일부이니 현실세계를 조 작하며 사는 것인가.

디지털 노마드와 여행을 생각하다 보 면 필리핀 여행이 불현듯 떠오른다. 내 가 필리핀에 처음 여행을 갔을 때 나는 필리핀의 따뜻함을 느꼈다. 그리고 따

뜻한 사람들과 어찌보면 대비되는 이국 적인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필리핀에 서 나는 여행을 하며 알게 된 현지인들 과 농구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콜라를 함 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필리핀 여행의 노마드는 홈스테 이라는 방식 안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한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9살 어린 여자아이가 나를 잘 따랐다. 그 여자아이는 운동감각이 뛰어나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즐겨했다. 그 것을 바라보며 마치 준비를 마친 아기 새가 첫 비행을 하는 듯, 시공간을 지 배한 나의 착각이 내 마음에 스몄다.




나는 그 아이와 내 방에서 함께 카드게 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런 근심 이 없는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좋아하 는 것을 거리낄 것 없이 마음껏 표출하 는 노마드와 함께하는 첫 번째 시간이 었다.

따뜻한 나라는 근심이 없는 보였다. 이것이 공간의 특성이 주는 선물이었을 까 싶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한국은 그 사이에 보다 발달되어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냉정해보였다. 빠르게 변하는 한국과 냉정한 사람들에게 적응 하지 못했던 나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 가자는 일념 하에 수능학원에 등록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 는 듯 힘겨운 시간들이 지나고 나는 서 울예술대학에 입학을 했다. 새로운 공 간은 퍽 흥미로웠으나 곧 그 공간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나는 자퇴라는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 게 되었다. 자퇴를 한 나는 학점은행제 라는 새로운 공간을 발견했고 영어영문 학과로 전과했다. 다행히 이 새로운 공 간은 떠날 만큼의 실망을 안기지 않았 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졸업을 하기 까 지 나는 많은 노력을 해야만 했다. 영 어라는 세계는 흥미로웠고 새로웠고 아 름다웠지만 나는 그런 공간을 담기에 무지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무지는 오 히려 공간의 새로움을 부각시켰고 콜럼 버스가 신대륙을 정복했듯 나만의 신대륙을 정복하며 나는 노마드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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