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가 무서워."
에이미는 지구의 행동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그 뒤로 에이미는 지구를 떠났다. 지구는 자신을 떠나는 에이미를 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에이미를 해치고 싶다는 생각, 하지만 그녀는 지구의 삶의 지지대였다. 지구는 에이미에게 울먹이며 용서해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에이미는 지구를 떠났고,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지구는 자신이 감금한 필리핀 여자를 보며 울음을 터트렸다. 모든 게 자신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었다. 지구의 곁에는 개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멀리서는 고양이들이 뛰어놀며 지구를 가끔 쳐다봤다.
지구는 필리핀 여자를 풀어줬다. 그리고 정처없이 걸었다. 푸른 하늘을 보며 자신을 향해 애정을 표현하는 개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무장을 한 경찰들이 지구를 찾아왔다.
개들은 지구를 보호하려고 했지만, 지구는 개들에게 멈추라고 손짓을 했다. 그 동안 교감이 잘되어 있어 개들은 지구의 손짓을 이해했다. 차가운 수갑이 지구의 손목에 차였다.
개들은 모든 상황을 이해하는 듯이 낑낑거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 지구는 경찰들에게 이끌려 감옥에 갇혔다.
곧 최형사가 지구를 찾아왔다. 그는 지구를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지구의 추한 얼굴을 보며, 그가 그 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알 수 있었다.
지구는 최형사의 거대한 덩치와 절제된 행동을 보며 만만하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느꼈다. 최형사는 지구를 데리고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필리핀 경찰들은 지구가 필리핀에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일단은 필리핀 교도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사는 강력하게 지구를 데리고 가야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필리핀 경찰들은 지구를 필리핀 교도소에 보내야 한다고 하며, 그를 교도소로 이송했다.
교도소에서 지구는 편안함을 느꼈다. 모든 것이 끝났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지구가 교도소에 들어오자 수감자들이 지구를 데리고 어디론가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바리깡으로 지구의 머리를 밀었다.
"매우 추한 얼굴을 갖고 있어."
그의 머리를 밀며 수감자들이 말했다. 머리카락이 완전히 사라지고 지구는 찬물로 샤워를 했다. 너무 차가운 물이었지만 더운 필리핀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