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가 봄풀의 꿈이
채 깨기도 전인데
섬돌 앞 오동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내는구나"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빌어먹을
오동잎 떨어지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아
마당에 오동나무를 베어버렸는데
무릎에서
허리에서
목덜미에서
자꾸 가을 소리가 들리네
그렇다고 이렇게나 좋은 가을날
코 빠뜨리고 앉아 있을 수는 없지
인생이란 마차를 타고 가면서
덜거덕거리고
삐거덕거리는 소리 좀 난다고
가는 길을 멈출 수는 없다
가을(秋)은
벼가 익어가는 들녘에서 뛰노는
메뚜기를 구워 먹는 계절이다
오늘 저녁에는 메뚜기 대신
삼겹살이라도 구워놓고
마누라와 소주 한잔 하면서
코 좀 세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