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7일 휴가가 잡혔다.
업무특성 상 방학기간이 업무량이 최고인데, 남편은 회사에서 복지혜택으로 주는 숙소가 당첨됐다고 휴가를 가자고 했다.
그래 애들 방학인데, 아무리 바빠도 어떻게든 되겠지 떠나자는 마음으로 급한 일들 먼저 처리했다.
8월 초부터 우리집 냉장고 상태가 안 좋았다.
최근 직장동료도 냉장고가 고장나서, 조퇴 연가를 내며 냉장고 때문에 힘들어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집냉장고는 아닐 거야 하며 애써 외면해왔는데....
드디어 8월 5일 아침이다.
어제 연수진행을하고 야근을 11시까지 하고 집에왔는데 회사에서 도시락 가방을 두고온 것 같았다.
차에 가봐도 없고...분명 챙겼던거 같은데 회사 주차장에 두고온건가?
이 더위에 남은 음식에 휴가지나고 가면 썩어있을텐데...
그냥 가지러 가자 싶어 7시 30분 회사로 향했다.
나의 도시락 가방은 사무실 어디쯤 있었다.
8시 30분 집으로 와서 냉장고를 열었는데
냉기가 전혀없다.
뭔가 이상한 기운이 있었는데, 드디어 맛이 갔다.
냉동실에서 무슨 액체들이 흘러내린다.
어쩌면 좋지? 수리를 알아보니 3일 후에나 가능하다.
결혼 때 산 냉장고니까 14년은 잘 썼다. 고쳐봤자 안될 거야. 그냥 사는게 낫지!
냉장고를 빨리 사고 휴가를 떠나야하나? 휴가 아침 멘붕이다.
휴가날 고장나서 다행인건가!!
가까운 하이마트로 향했다.
9시 40분이다. 10시 오픈인걸 검색해서 알았지만 그래도 좀더일찍 문을 열수도 있으니 그냥 와봤다.
9시 55분 출입문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직원이 있나 찾아본다.
직원 한분과 눈이 마주쳤다.
“냉장고가 고장나서요. 오늘 휴가도 떠나야하는데, 빨리 구매하면 오늘 바로 배송 되나요?”
요즘 로켓배송이 대세인데, 냉장고도 가능하려나 싶었다.
“아.... 오늘 배송은 어렵고 내일은 가능합니다.”
“네. 저기 홍보하는 현수막이 있네요. 당일 배송가능요.”
“본사에서는 당일배송 하라고 내려오는데, 탁상공론이죠. 현장에서는 안됩니다.”
“그렇죠. 냉장고다 보니 마음이 급하네요. 그럼 우선 골라놓고 제가 휴가 갔다 7일에 오니까 7일 오후에 받을께요.”
마음을 비웠다. 어떻게든 되겠지. 우선 냉장고를 고르자.
요즘 4도어가 신상이던데, 그래도 둘러보니 쓰던 2도어가 나은 것 같다.
골랐는데 화이트로하면 더 비싸고 오래걸린다고 한다.
그냥 어두운톤으로 최종 선택하고 내려오니 정수기도 보인다.
정수기 상태도 안좋은데, 정수기도 골랐다.
카드를 만들면 할인이 더 되길래 카드도 만들었다.
뭔가 인증이 잘 안되서 30분은 더 걸렸다.
11시 30분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 비우기에 돌입했다.
같은라인 친한 지인 1명, 옆동 지인 2명에게 연락해서 중요 물건을 좀 넣어줄수있냐고 부탁했더니 그러라고 한다.
같은 라인에 사는 지인 한명은 집부근회사에서 나의 식재료를 받아주려고 점심시간에 들어왔다. 카트에 담아 올라갔더니 그 집은 3인가족인데 냉장고에 김치냉장고 큰것까지 있다.
냉동실에 있던 군만두도 후다닥 구워서 점심으로 먹으라고 드렸다.
이젠 그 다음 집 한카트싣고 갖다놓고, 또 다른집에 두카트 싣고 갖다놓았다.
집에왔더니 조금 더 남았네. 두 번째집에 한번 더 갔다.
나머지 것들은 버리기 돌입이다.
이 많은 것들을 어찌 다 끌어안고 있었나 싶다.
나의 냉장고야. 그동안 주인 잘못만나 고생이 정말 많았구나.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로 가는데 이것도 한카트 가득이다.
버리는데 10,000g 이상이 나온다.
이번달 음쓰비 장난아니겠네.
다 정리하고 샤워하니 오후 2시다.
이제 휴가 출발이다.
해운대야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그래도 5시간동안 수습되서 다행이다.
이제 새로산 냉장고에는 절대 꽉 채우지 않으리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