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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몰라도 괜찮아요" 외주개발의 함정을 조심하세요

by 개발개발빔

얼마 전, 동네 소모임에서 한 분과 우연히 술자리를 함께하게 됐어요.

처음엔 그냥 흔한 직장인인 줄 알았는데, 한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진한 인생 이야기가 숨어 있더라고요. 창업, 정부지원사업, 앱 개발, 외주업체와의 갈등, 그리고 결국엔 첫 고객까지 만들어낸 이야기.


이 모든 과정을 담담하게, 때로는 웃기게, 때로는 술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털어놓던 그분의 말이 며칠이 지나도록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조금 다듬어 ‘김대호씨’라는 이름으로 정리해봤어요.

어쩌면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 자체가 작은 용기나 힌트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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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몰라도 괜찮다더니... 김대호씨가 겪은 현실은 달랐다.

그때만 해도 모든 게 장미빛이었다.

김대호씨는 42살, 15년간 중소기업에서 영업팀장으로 살아온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아침 7시에 나가서 밤 10시에 들어오는 일상. 매달 통장에 꽂히는 월급으로 아이 둘 키우고, 아파트 대출 갚고... 그런 삶이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회사 매출이 반토막 나고, 구조조정 소문이 돌기 시작했을 때였다.


김대호씨는 문득 깨달았다. 남의 회사에서 평생 안전할 거라는 믿음이 얼마나 허상이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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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사업이라는 희망의 신호탄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게 들이었다.

배달의민족으로 저녁을 시키고, 쿠팡으로 생필품을 주문하고, 카카오뱅크로 송금하는 일상.


"아,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걸 만들어서 돈을 벌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동료가 톡으로 링크를 하나 보냈다. 정부지원사업 공고였다.

'K-스타트업 사업화 지원 - 최대 1억원'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금 - 5천만원~1억원'

'지역혁신클러스터 사업 - 8천만원'


김대호씨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정부에서 돈을 지원해준다고? 그것도 1억원씩이나?


"이거구나!"

그날 밤, 김대호씨는 한 잠도 못 잤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네 소상공인들과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 배달의민족처럼 거대하진 않지만, 좀 더 세밀하고 인간적인 서비스로 승부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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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 지옥, 그리고 현실의 벽

지옥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사업계획서만 50페이지였다. 시장분석 보고서, 기술개발 계획서, 매출 추정서... 이런 걸 어떻게 써야 하는지 막막했다. 김대호씨는 퇴근하면 카페로 직행했다. 주말에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시장 규모가 5조원이고, 연평균 성장률이 15%고..." 구글에서 찾은 자료들을 짜깁기했다. 전문 리서치 회사 자료는 수백만원이나 했으니까.


3개월 후, 기적처럼 1차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2차 발표평가에서 무참히 떨어졌다.

"사업 아이템의 차별성이 부족합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미흡해 보입니다."

심사위원들의 날선 질문에 김대호씨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6개월간의 밤샘 작업이 한순간에 의미 없어진 기분이었다.



반복되는 실패와 주변의 차가운 시선

벌써 1년이 지났다. 신청서를 10번도 넘게 썼다. 동네 도서관에서 밤늦게 자료를 찾고, 새벽까지 PowerPoint를 만들고... 그런데 결과는 항상 똑같았다.


통과 확률이 5%라더니, 정말 맞는 말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처음엔 "우리 대호씨도 창업한다고?" 하며 응원해주던 사람들이 이제는 "아직도 그거 하고 있어? 그냥 직장생활이나 열심히 하지" 하며 핀잔을 주기 시작했다.

가장 힘든 건 아내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당신이 그런 거 할 사람이야? 애들 학원비는 어떻게 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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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개발 성공사례를 만난 충격적인 깨달음

그런데 인생의 전환점은 항상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온다.

어느 날 김대호씨는 우연히 창업 카페에서 박민수씨를 만났다. 박민수씨도 정부지원사업으로 앱을 개발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박민수씨가 하는 말이 충격적이었다.


"형, 저 작년에 지원받아서 앱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6개월 만에 서비스 접었어요."

"왜요? 지원금도 받고, 앱도 만들었는데..."

"앱은 예쁘게 나왔어요. 개발업체에서 정말 잘 만들어줬거든요. 그런데 써주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다운로드 수가 고작 300개였어요. 그것도 대부분 친구, 가족들이고. 진짜 사용자는 20명도 안 됐어요."


김대호씨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들

그동안 김대호씨는 '지원금 받기'에만 온 신경을 쏟았다.

서류 통과하고, 발표 잘하고, 선정되면 만사형통인 줄 알았다. 정작 '진짜 성공하는 앱'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날 밤, 김대호씨는 잠이 오지 않아 책상 앞에 앉았다. 지금까지 써놓은 사업계획서들을 다시 펼쳐봤다. 그제야 보였다.

시장조사는 번듯하게 해놨지만, 실제 고객과 대화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경쟁사 분석도 인터넷 자료로만 했지, 왜 후발주자인 내가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무엇보다, 앱을 만들고 나서의 이야기가 너무 막연했다. 마케팅은 어떻게 할 건지, 사용자는 어떻게 모을 건지,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누가 할 건지... 1억원으로 앱만 만들고 나면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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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중요한 비즈니스 검증부터 시작하기

김대호씨는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지원사업 준비를 잠시 멈추고, 진짜 중요한 일부터 시작했다.

자신이 타겟으로 삼은 동네 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나러 다녔다. 20명 넘게 만났다. 그들의 진짜 고민이 뭔지, 기존 플랫폼의 어떤 점이 불편한지 들어봤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김대호씨가 그동안 확신했던 문제와 실제 문제가 완전히 달랐다. 소상공인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높은 수수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복잡한 관리'였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각각 다른 앱에서 주문이 들어오는데, 정산도 따로, 고객 응대도 따로 해야 한다는 거였다.


"아, 새로운 플랫폼이 아니라 기존 플랫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게 필요하구나."

김대호씨는 아이디어를 180도 바꿨다. 통합 관리 솔루션. 훨씬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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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개발자와의 만남이 바꾼 외주개발 접근법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일을 했다. '똑똑한개발자'라는 업체와 진짜 깊은 상담을 받은 거였다.

이전에 받은 견적서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단순히 "이런 기능 구현하는 데 얼마"가 아니라,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줬다.


사업개발 관점에서의 기술 컨설팅

똑똑한개발자 팀은 김대호씨의 비즈니스 모델을 듣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이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앱만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플랫폼의 API 연동이 핵심이에요. 그런데 이런 연동은 각 플랫폼의 정책 변경에 따라 계속 유지보수가 필요해요. 런칭 후 운영 비용도 미리 계산해두셔야 해요."


"그리고 B2B 서비스 특성상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해요.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만들기보다는, 핵심 기능 중심으로 MVP를 만들고 실제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가며 개선하는 게 좋겠어요."


특히 똑똑한개발자 팀은 실제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기술적 검증을 먼저 해봤다.

주요 플랫폼들의 API 연동이 정말 가능한지, 어떤 제약사항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준 것이다.

"다른 업체들은 '다 가능해요' 하고 끝이었는데, 여기는 '이 부분은 이런 제약이 있으니 이렇게 우회하면 됩니다' 하고 구체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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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개발 성공, 그 이후의 이야기

앱이 정식 출시되자마자 진짜 사용자들이 바로 유입됐다.

홍보 한 번 제대로 안 했는데도 입소문이 났다.

지금 김대호씨의 앱은 출시 8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3,000명을 넘어섰다. B2B 특성상 작은 숫자 같지만, 이 사람들은 진짜 돈을 내고 쓰는 고객들이다. 무엇보다 "정말 필요했던 서비스예요, 고마워요"라는 메시지들이 계속 온다.


외주개발사 선택이 만든 차이

김대호씨는 이제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정부지원사업 자체는 정말 좋은 기회예요.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만 확실히 하세요. '내 아이디어를 고객이 진짜 원하는가?' 이 질문에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을 때 지원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돈을 받아도 결국 실패해요."

"그리고 외주개발사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단순히 개발만 해주는 곳이 아니라, 비즈니스 관점에서 함께 고민해주는 파트너를 찾으세요. 똑똑한개발자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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