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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영재 Jul 06. 2022

#26. 플레이리스트...

on the road

나한테 음악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의 멜론 플레이리스트 제목이 다 여행지의 이름이다.

제주도 여행을 할 때 들었던 음악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 들었 던 음악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탈 때 들었던 음악들,

몽골 여행을 할 때 들었던 음악들,

남미 여행을 할 때 들었던 음악들,

서울살이 할 때 들었던 음악들까지...


비행기 티켓을 끊고나서부터 비행기에 타기까지

그곳에서 듣고 싶은 음악들을 수집한다.

이곳저곳 다양한 곳에서 들려오는 음악들을

하나하나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꾸려낸다.


그곳에서 모았던 플레이리스트를 틀어 듣는거도 설레는 일이지만

그것보다도 그날을 생각하며 하나하나 모아갈 때

그 설렘도 내겐 크게 다가온다.


그렇게 모으다 보면

점점 여행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그곳에 가서는 줄곧 그 음악들만 들으면서 그곳을 여행한다.

여행 장소에 맞게 내가 원했던 음악들을 열심히 모았기에

나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도 내 스피커에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좋아했다.


내가 이 플레이리스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찍은 사진들만큼 내겐 큰 추억이 된다.


시간이 지나서 우연히 어디선가 다시 그 음악을 들으면


내가 다녔던 외국의 거리들,

내가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

내가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까지...


그 순간,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래서 간혹..,

아니, 꽤나 자주 그날의 여행이 그리울 때면

이어폰을 꽂고 플레이리스트를 꺼내곤 한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도 아니고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내게 음악은 향수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 같다.


잠깐 스쳐 지나갔던 향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서 우연히 그 향을 맡으면

그날이 떠오르고,

그 사람이 떠오르는,

음악도 그런 향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갈 때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혹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다음 여행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걸 조심스레 건해보고 싶다.


그럼 시간이 지나서 그날이 그리울 때,

사진첩을 열기 전 플레이리스트를 먼저 틀게 될 거라 생각한다.


한 층 더해

이어폰을 꽂고 사진첩까지 열어버리면

아주 훌륭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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