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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영재 Dec 07. 2021

#17. "고통속에서 진정한 나를 볼 수 있지요"

Bolivia. Lapaz

볼리비아로 이동한다.

해발 7,800m만 올라가면 철학적인 생각이 막 떠오를 거 같죠? 그런데 안 그래요. 오로지 제 자신이 보입니다. 고통과 힘겨움 속에서 진정한 나를 볼 수 있지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살면서 진정한 나를 볼 수 없을 거예요.


영화 히말라야에서 나온 엄홍길 대장님의 대사였다.

평소에 등산에 관심이 전혀 없던 내가

이 대사를 듣고 내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히말라야 정상이 아니더라도 내 한계에 다다를만한 산을 오르고 싶다는 작은 꿈을 꿨었다.


오로지 죽기 전에 진정한 내가 누군지 알고 싶었기에,,,


그런 꿈은 내 마음속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채 몇 년을 묵혀있었다.

와이나포토시
와이나포토시

남미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이름이다.

볼리비아에 가면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이 올라갈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알려진

우유니 사막을 보기 위해 볼리비아에 오지만

나는 우유니 사막보다도 그 산을 오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리고 드디어!!! 산을 오를 수 있는 도시인 라파스에 도착했다.


사실 혼자 그 높은 곳을 오를 자신이 들지는 않았다.

옆에서 말동무가 되어줄 수 있고

진심으로 나와 함께 감정을 오갈 수 있고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었다.


그래서 며칠 동안 남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한국인 동행을 구해봤지만,,

사람들이 굳이 찾는 곳은 아니었기에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올라가고자 하는 마음에 투어사를 통해 투어 예약을 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등산을 위해 쇼핑을 잠깐 하러 갔다.


방한도구 몇 가지를 사고

누군가 나에게 고산에 오르면서 코카잎을 입에 머금고 가면 고산병에 도움이 많이 될 거라는

얘기를 듣고 나도 코카잎 한 봉지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한국에서는 마약이라고 취급되는 코카잎을 거기서는 흔히 팔았다.

코카잎은 마약이라고 불리는 마리와나에 나는 잎들이다.

고산인 볼리비아에서는 고산병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따뜻한 물에 코카잎을 얹어 차를 많이 마시곤 한다.


만발의 준비를 다 끝내고 드디어....

내일이면 내 작은 꿈을 이루기 위해 발돋움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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