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도 산이 있어요

언덕이 산으로 둔갑

by 지구지고


“선생님, 방글라데시에도 산이 있어요.” 불만스러운 말투로 학생이 말했다.

“산이 있어요? 어디에 있어요?”

“가즈니에 있어요.”

"그럼 이번 주에 가요?"

“네, 선생님하고 같이 가요.”


수업 중에 한국의 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방글라데시에도 산이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주말에 가기로 약속했다. 금요일, 마이멘싱에서 승용차로 9시에 출발해 2시간을 북서쪽으로 달려간 곳이 가즈니(Gajni)다.


평야가 이어지는 평지인데 울창한 숲을 이뤘다. 지팡이처럼 쭉쭉 뻗은 나무는 손바닥보다 더 넓은 잎을 가졌다. 가면서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산은 높이가 있는 곳이다. 그곳에 나무가 있고 없고는 그다음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산은 조금 다른 의미이다. 약간의 언덕이 있고 거기가 나무로 뒤덮여 있으면 산인 셈이다. 가즈니 역시 그랬다. 가즈니 피크닉 스폿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평지인데 숲을 이뤘다. 입구를 따라 10여 분 숲길을 달려 약간의 언덕을 올라 차가 멈췄다.


잔디밭(우리의 잔디와 다르게 잎이 넓다)이 펼쳐지고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섰다. 거기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과, 연인과, 가족들과 함께 소풍을 즐기고 있었다. 계곡을 건너는 흔들 다리는 무섭다고 천천히 걷는데 나에게 그냥 평지나 다름없었다. 높이는 10여 미터나 될까 하다.


두 줄 와이어 바닥은 나무판자를 깔았다. 출렁다리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바닥 판자가 부러질까 무섭다. 케이블카는 계곡을 왕복한다. 계곡의 길이는 20여 미터다. 그러니 40미터를 타는 셈이다. 비용은 30따카다.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수평으로 왕복하니 케이블카라고 말하기가 민망하다. 호수의 출렁다리는 플라스틱 드럼통을 물에 띄우고 위에 판자를 대서 만들었다. 양옆으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대나무를 호수 바닥에 박고 대나무에 철사로 맸다. 호수 가운데 섬은 뒤쪽을 통해 반대쪽으로 다리를 통해 나갈 수 있도록 됐는데 반드시 하트 문을 통과해야 했다. 어디에나 하트는 빨간색이듯 이 호수의 하트도 빨간색이다. 여기는 빨강이어서 잘 어울리는 하트다.


동산 위에는 20따카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시설들이 있다. 구름을 뚫고 오를 것 같은 공룡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동산 아래를 지나면 잘 가꿔진 숲길이다. 숲길을 지나면 가즈니 글씨가 세워진 사진 스폿이 있다. 이곳에는 머리에 족두리 같은 것을 쓰고 빨간 민소매 옷에 칼라 날개를 단,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앉는 듯한 여인이 서 있다. 아이를 업은 여인은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엄지손톱을 보이며 긴 지팡이를 들고 먼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독수리 날개를 한 사내는 밝은 녹색 바지에 노랑 저고리를 뽐냈는데 얼굴은 오는 손님 몫이라는 듯 비었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서 있다. 물고기를 머리 위로 쳐들고 있는 원숭이는 꼬마를 안고 있는 코믹한 조각상이다. 귀여운 악마가 문 위에서 밖을 바라보는 문틀에서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바쁘다.


언덕을 내려가면 인도 국경이다. 언덕은 10여 미터쯤 됐다. 이 언덕이 산이다.(방글라데시는 평균 해발고도가 5m 내외여서 비가 많이 오면 국토 전체가 물에 잠기기도 한다고 한다.) 계단을 놓아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가즈니에서 30분쯤 이동하면 모두티라 에코 파크(MODHUTILA ECO PARK)가 나온다. 말 그대로 에코 파크다. 자연의 경관을 그대로 유지했다. 인공 구조물이라면 산을 오르는 계단, 호수를 건너는 다리, 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전부다. 아! 호숫가에 지금 막 물에서 나와 앉은 인어가 꼬리는 말아 뒤로 젖히고 왼손은 가슴에 얹었다. 아직 꾀죄죄한 것이 샤워해야 할 모양이다.


방글라데시에도 분명히 산이 있다. 나무가 빽빽한 산림을 이루는 산. 대개가 국경지대에 있다. 인도의 국경이나 미얀마 국경을 이루는 북쪽과 서쪽, 동쪽이 산지다. 스템잇의 콘텐츠에 소개된 자료에 의하면 여기 모두티라 에코파크에 유칼립투스 나무가 심겨 있다는데 그럼 유칼립투스를 먹이로 살아가는 코알라도 있을까?


【방문 정보】

O 가즈니 피크닉 스폿/ 모두 티라 에코 파크 가는 법

Sherpur에서의 30㎞ 정도 떨어졌다. CNG 요금 250따카

수도 다카(Dhaka)에서는 마이멘싱(Mymensingh)을 경유하여 가는 것이 좋다. 마이멘싱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다카의 모하칼리에서 드림랜드 버스를 타고 셰르부르까지 갈 수 있다.(250따카)

이밖에 Shilpa와 Banik Samiti의 차량은 Dhaka Bangabandhu 국립 경기장 4번 게이트에서 오후 3~4시에 Jhenaigati로 바로 출발한다.(300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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