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 첫출근의 모든 것

익숙함을 떠나,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가다

by 봄날이

그날, 총무팀 문을 닫고 인사팀 문을 연 순간

나는 한 층 차이로 ‘완전히 다른 세계’에 들어왔다.


✦ PART 6 — 부서 이동 후 시작된 또 다른 도전


✏️ 본문


총무팀과 인사팀은 같은 층에 있었지만

기묘하게 서로 섞일 일이 거의 없었다.

한 층을 반으로 나눈 공간인데,

한쪽은 늘 밝고 따뜻했고

다른 한쪽은 말수가 줄어드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곳이었다.


총무팀이 ‘밝음·다정함’의 집합체라면,

인사팀은 ‘정확함·집중력’의 본진.

문 몇 개만 건너 왔을 뿐인데

공기의 온도가 확실히 달랐다.


그 공간에서 내 역할은

‘채용 어레인지(Arrange)’ —

면접 일정 조율, 방문 응대, 첫인상 관리.


말로만 들으면 단순하지만

사실상 회사의 얼굴을 담당하는 자리였다.


그래서 나는 늘 웃으려고 했다.

작은 순간 하나에도 진심을 담아

지원자에게 ‘여기 좋은 회사 맞다’라는 보이지 않는 신뢰를 주고 싶었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작은 선물이었으니까.


며칠 지나고,

내가 응대했던 지원자들이 합격자 명단에서 다시 보일 때면

배우지도 않은 이상한 모성애 같은 게 올라왔다.


“아! 그때 그분이구나!”

내가 연결한 작은 실선 하나가

누군가의 시작이 되는 느낌.

그게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어느 날,

팀장님이 내 자리로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씨, 이번엔 서류 검토도 같이 해볼래요?”


그 한마디는 지금 생각해도

내 커리어의 또 하나의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그 이후로 조금씩 업무가 확장됐다.

현업과 커뮤니케이션, 채용공고 수정, 서류 검토…

단순 지원 업무가 아니라

‘진짜 채용담당자’에 가까운 일들이 내 손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내가 담당한 포지션은

겉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정작 지원자는 잘 나오지 않는 ‘희귀 직군’이었다.


지원자를 찾기 위해

대학, 기관, 관련 센터까지 직접 연락하며

공고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하는 날도 많았다.


그렇게 한 명씩 들어온 지원자들이

최종 합격 소식을 받고 돌아갈 때면

내가 만든 길 위로 누군가의 미래가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확실히 깨달았다.


좋은 인연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는 것’이라는 걸.


그렇게 점점 자신감이 붙고

무엇보다 ‘일이 즐겁다’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바로, 그때.


부서를 옮긴 지 1년 3개월쯤.

채용팀이 딱 내 자리가 되어가던 타이밍에

팀장님이 조심스럽게 나를 불렀다.


“○○씨, 이제 정규직 전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그 말 한마디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순간.

내가 정말 열심히 했다는 걸

누군가가 알아봐 준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벅찬 일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항상

기쁨과 현실을 동시에 데려온다.


현재 채용팀에는 정규직 TO(정원)가 없어

지금 자리에서의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것.

대신,

다른 부서로 이동해 3개월 평가를 거치면

정규직 전환을 고려해주겠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의 선택지는

지금의 채용업무를 유지하면서

계약직으로 1년 더 연장하는 것이었다.


현명해 보이는 선택은 분명했다.

“정규직 도전이지. 고민할 필요도 없지.”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지금의 일이 좋았다.

사람을 만나고, 연결하고, 응원하는 이 과정이

생각 이상으로 내 성격과 잘 맞았다.


하지만,

새로 제안받은 부서는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만약… 3개월 뒤 전환이 안 되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지금의 즐거움을 포기해도 될까?’


며칠 동안,

심지어 출근길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그 생각만 했다.


그리고 결국,

나는 도전을 택했다.


익숙함보다 가능성을.

안정보다 성장의 기회를.


내가 선택한 그 길은

맞았을까, 틀렸을까?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의 선택은

내 인생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는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일이…

진짜 모든 걸 바꿔놓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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