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을 결정한 그날

29년 지방 토박이가 결국 짐을 싸게 된 이유

by 봄날이

32살이 된 지금도 가끔 믿기지 않는다.

서울을 꿈꾼 적 없던 내가,
29년 동안 지켜온 삶을 한순간에 내려놓고 상경하게 될 줄은.



✦ PART 1 — 서울을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


✏️ 본문


4년 전, 나는 29년 동안 지방에서만 살았다.

조용하고 평범하고, 하루하루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삶이었다.


깨끗한 나만의 공간,

월세 10만 원,

회사까지 도보 5분.


누가 봐도 ‘만족스러운 삶’이었고,

나도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 어딘가가 매일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말하자면, 설명할 수 없는 결핍 같은 무언가.


친구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찾아갈 때


그 결핍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대부분 주변 친구들의 변화에서 시작되었다.


원하는 항공사에 들어간 친구,

외국계 반도체 회사에서 연봉을 자랑하던 친구,

공무원 시험에 붙어 안정적인 길에 들어선 친구…


친구들은 각자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었고

나는 마치 제자리에서만 맴도는 기분이었다.


뒤처졌다는 생각보다 더 무서웠던 건

‘나중에 내가 나에게 미안해질까 봐’ 였다.


“혹시 지금의 내가, 나를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질문이 유난히 크게 들리던 시기였다.


그래서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답답했고, 솔직히 겁도 났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도 해보자.

한번쯤은, 더 넓은 세계에 도전해보자.


퇴근 후엔 이력서를 쏟아내듯 넣었고

면접은 잡히는 대로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의 한 엔터회사에서 면접 제안이 왔다.


솔직히 끌렸다.

하지만 서울로 올라간다는 말 자체가

29년 지방 토박이에게는 너무 큰 변화 같았다.


처음엔 거절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코로나 때문에

화상면접으로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 면점이 화상이라고?”

“한번… 해볼까?”


그 마음으로 가볍게 면접을 봤다.


인터뷰에서 마음이 움직였다


신기하게도 긴장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면접이 끝난 순간, 딱 하나의 감정이 남았다.


‘이 회사, 너무 가고 싶다.’

‘저 팀장님 밑에서 일해보고 싶다.’


그 마음이 생긴 지 3시간도 안 되어

합격 전화가 왔다.


기쁨보다 먼저 밀려온 건

막막함이었다.


‘나 서울 갈 준비 안 됐는데?’

‘지금 회사는?’

‘집은?’

‘일주일 뒤 출근이라고…?’


현실적인 고민들이 밀려왔지만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네, 감사합니다. 그날 뵙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서울로 향했다


29년 동안 단단히 붙들고 살던 삶을 뒤로 하고

단 한 번도 상상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시로 향했다.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두려움보다

“미래의 나에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자”는 마음이 더 컸다.


그 마음 하나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고 생각한다.


4년 뒤, 그 선택은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32살이 된 지금,

그때의 결정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가끔 떠오른다.

그때의 나에게서 나온 단 한 문장.


“Just Do It, 그냥 해보자!!!”


그 말이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