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로컬 음식

홍콩에서 홍콩스타일로 음식 먹어보기

by 은화

홍콩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어디까지 그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고 어디까지 로컬 음식을 허용할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는가?

홍콩이라는 도시는 국제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먹거리 종류도 많고 참으로 다양하다.

모든 종류의 유럽 음식, 일본, 한국, 아시아, 미국식, 중동 그리고 중국 본토 음식까지. 참으로 많은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래 살면 살수록 자주 접하게 되는건 홍콩 로컬 음식이다.

홍콩에 오랫동안 살면서 익숙해진 딤섬, 에그누들, 콘쥐(죽), 토마토 소스에 버물린 밥 종류, 면종류, 연유 토스트, 핫팟, 밀크티 등등 이제는 한국에 오래 있게 되면 그리워지기까지 한 홍콩로컬음식이 참으로 많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해 본 음식은 바로 Rosted Quail 이다. 메추라기구이라고나 할까?

홍콩에 와서 처음 로컬 음식을 먹을 때 정말 생소하게 다가 왔었던 점은 가금류 종류의 음식을 시킬 때 머리가 함께 요리되어 나온다는 점, 돼지고기, 닭고기 같은 음식을 시킬 때면 일반적으로 뼈와 함께 요리되어 나온다는 점이였다. 처음에는 오리같은 가금류 요리에 감긴 눈과 함께 조리되어 나온 머리를 보고 나는 절대로 절대로 저 음식은 못 먹겠구나 싶었었는데, 홍콩에 오래 살다 보니 로컬 시장에만 가도 보이는 머리 채 걸려있는 가금류들이 점점 익숙해져 가다 못해 그 옆에 걸려있는 차슈판(홍콩식 돼지고기 바베큐가 올라간 밥)을 자연스럽게 주문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보다.

이번에 로컬 친구를 따라간 식당에서 친구가 메추라기 구이가 시그니처인데 먹어 본 적이 있냐고, 먹을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조심스럽게 물어본 의도 뒤에는 한국 사람들에게 가금류의 머리가 익숙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배려이리라. 여태까지의 나의 대답은 'NO"였지만, 어쩐일인지 다른 테이블에 수북하게 쌓인 머리채 나온 구이를 보고 나도 한번쯤 먹어보고 싶어졌다. 무슨 용기인지는 모르지만 그 얼굴을 식탁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홍콩 친구랑 왔으니, 온 김에 홍콩 사람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머리가 함께 요리되어 나온 메추라기 구이를 먹을수 있을것 같았다.

머리채 나오는 메추라기 구이를 똑바로 바라보는데는 잠깐의 용기가 필요했지만, 홍콩식 특유의 달큰하면서도 짭짜로운 간장소스 베이스에 닭고기 보다 쫀득한 살을 한 입 베어물게 되면, 나도 이제 홍콩 사람이 다 되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뭐든지 첫 시도가 어려운 법이지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 누군가에게는 절대로 받아 들일 수 없는 기준이겠지만, 그 허용의 기준을 조금씩 조금씩 낮추게 되면, 때로 타협하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도, 새로운 경험들도, 그리고 홍콩이라는 나라도, 문화도 음식도 나만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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