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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eyaChoi Jun 01. 2024

상대능력의 한계

빅데이터 속 세상

인간의 능력은 무한정 커질까?


먹고 사는 게 풍요로워지면서 사람들의 키가 커지고 몸무게는 늘어났고, 그만큼 100m 달리기나, 마라톤, 수영 등의 스포츠에서 기록이 향상되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이 좋아졌다. 당연히 미국 프로야구 MLB 선수들의 키와 몸무게도 따라서 커졌고 (그림1), 특히 2000년대 들어오면서 BMI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야구선수들이 뚱뚱해지면서 공 때리는 힘도 좋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어째서 150년 넘는 미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아직도 베이브 루스의 장타력과 행크 아론의 홈런수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는걸까?

그림 1. MLB 야구 선수들의 키, 몸무게, BMI


뉴욕에서 나고 자라서 어릴 때부터 뉴욕 양키스 팬이었던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수 스티븐 제이 굴드(1941-2002)는 원래 버뮤다 달팽이과 땅콩 달팽이를 주로 연구했으며, 생물은 단계적으로 진화하는 대신 오랫동안 종을 유지하다가 어떤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종 분화를 일으킨다는 단속평행설(1972)을 발표했다. 외에도 굴드는 좋아하는 야구 이야기를 많이 썼는데, 특히 폐암으로 투병하던 중에 야구 데이터를 분석하고, 메이저리그에서 1941년 테드 윌리엄스의 4할6리를 끝으로, 왜 4할 타자가 사라졌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했다.


굴드는 각 팀에서 한 경기 당 3번 이상 타석에 섰던 레귤러(regular) 선수들을 골라내서, 그 선수들이 타석에 서서 얼마나 많은 안타나 홈런을 쳤는지 타율을 계산했다.

     타율=(안타 수+홈런 수)/타석에 선 횟수

그리고 해마다 선수들의 타율 표준편차를 계산해서, 그래프로 그렸다. 아래 그림2는 굴드가 사망한 2002 년 이후 데이터도 포함해서 같이 그렸다. x축은 해이고, y축은 그 해 선수들 타율의 표준편차이며, 해가 갈수록 편차가 즐어드는 걸 볼 수 있다. 즉, 초창기일수록 잘 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들의 차이가 크고, 요즈음수록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들의 차이가 줄어든다.


그러니까, 야구 같은 스포츠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고 상대가 있는 운동이다 보니, 우리 팀 선수의 신체 능력이 늘어나는 만큼 상대 팀 선수의 신체 능력도 늘어나고, 우리 선수가 열심히 연습하는 만큼 상대 선수도 열심히 연습하다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은 심해지지만 차이는 더 없어지고 있다. 지금 선수들이 옛날 선수들과 붙으면 지금 선수들이 훨씬 잘할 텐데, 베이브 루스 같은 옛날 선수들은 죽고 없으니까, 지금 선수들은 할 수 없이  자신과 비슷한 지금 선수들과 경쟁해야하고, 동시대 선수들 사이의 상대적 능력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 다 너무 잘하고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서로 차이가 없어서, 이제 4할 넘는 타자를 기 어려워졌다.


그림2. MLB 야구선수들의 안타+홈런의 표준편차


참고로 MLB의 팀과 경기수를 살펴보고,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경기를 뛰는지 구경하자. 1869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첫 프로야구팀 레드 스타킹스 (레즈)가 창단된 이후  늘어난 미국 프로야구팀들이 현재는 18개주 29개팀과 캐나다 토론토 1개 팀을 합쳐서, 총 30개 팀이 있다. 빅리그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로 나뉘고, 두 리그는 각각 동부 5팀 + 중부 5팀 + 서부 5팀 = 3 디비전 15팀으로 구성된다. 정규시즌은 4월초부터 시작되어, 같은 리그에 있는 팀끼리 총 162경기를 치른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진행되는 포스트시즌에, 각 리그에서 디비전 1위 3팀과 승률이 높은 2위 2팀이 5전3선승제로 다시 맞붙고, 여기서 승리한 두 팀은 7전4선승제로 또 붙어서 리그 챔피언을 가린다. 10월에는 NL과 AL 리그챔피언 두 팀이 7전4선승제로 최종 빅리그 챔피언을 가린다.




인간의 능력은 향상되지만, 다 같이 좋아지고 다 같이 열심히 하다보니, 상대적 능력은 한 끗 차이로 비슷해지고 있다.



[사이언스N사피엔스] 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는 왜 사라졌을까 2021.03.05 07:31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4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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