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미루기

제3장 가치관 편

by 겨울나무

안녕하세요. 오늘의 주제는 우선순위입니다.


마음에 빠져드는 연습만큼이나, 미루는 연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빠지는 일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만나면 금방 열정이 생기고, 몰입하게 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그렇게 확신이 커질수록, 틀렸을 때 느끼는 수치심도 함께 커집니다. 그래서 가끔 한 발 물러나는 연습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동안 계속 ‘빠져드는 것’만 연습해 왔습니다. 더 잘하려고, 더 많이 하려고,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할수록 오히려 모든 것이 애매해졌습니다. 이것도 붙잡고 저것도 붙잡다가, 결국 둘 다 제대로 잡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무언가를 더 잘하는 것보다, 무엇을 미루고 내려놓을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요. 가장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선택을 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매번 두 가지를 모두 잡으려다가 결국 둘 다 놓치는 결과가 많았습니다.

가끔은 ‘그냥 대충 살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살려고 하면 마음 한편이 계속 불편합니다.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 제대로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남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무엇을 포기할 수 없는지 분명히 알게 되면 오히려 그 외의 것들은 힘을 빼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대충 살기 위해서’, 오히려 ‘대충이 아닌 것들’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대충 해도 된다고 가정해 보면 어떨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는 남습니다.
도저히 미룰 수 없는 것들, 도저히 대충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것들이 바로 내가 붙잡아야 할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좋아하는 것’보다 ‘하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것’에 더 관심이 갑니다.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불편한 것들, 습관이나 거의 본능에 가까운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세워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중하려고도 했고, 노력도 해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순위를 세운 것이 아니라, 잘못 세워왔던 것입니다.

정작 놓으면 안 되는 것들을 뒤로 미루고, 덜 중요한 것들을 앞에 두면서 스스로를 계속 어긋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무너지고, 슬럼프가 오고, 엉뚱한 곳에서 보상을 찾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준이 잘못되었다면, 다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루는 연습’은 아무거나 미루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것을 미루고, 정말 중요한 것을 남기는 연습입니다.

좋아하는 것조차도 절제할 수 있어야 중심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중심이 생기면 나머지 것들은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힘을 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기보다,
몇 가지만 제대로 붙잡고 나머지는 미루는 것.

너무 꽉 쥐면 결국 터지고,
아예 힘을 빼면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어디에 힘을 주고, 어디에서 힘을 뺄지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은 잘 미뤄보는 저녁 보내시길 바랄게요!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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