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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곰 Apr 23. 2023

나의 일본어 독학 일지 (1)

히라가나 가타카나부터 시작하기

작년 재수 생활이 끝나고 입국 규제가 풀린 김에 오사카에 짧은 배낭여행을 갔다 왔다.


일본 여행이라곤 어릴적 후쿠오카 패키지 여행이 전부던 내게 오사카는, 나를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도톤보리의 야경
참치마요 삼각김밥 처돌이인 나에게 일본 편의점은 그야말로 지상낙원


오사카를 가기 전까지 나의 일본여행에 대한 이미지는 그저 그랬다. 한번쯤은 가보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엄청 가보고싶다 까지는 아닌 정도였다.


후쿠오카를 간 것이 워낙 옛날이어서 그랬을까. 패키지 투어였던 탓에 딱히 일본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에 오사카를 갔다오면서 생각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본이란 나라는 여행지로써 매력적인 나라였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비롯하여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만비했고, 음식 역시 일식을 좋아하는 나에게 잘 맞았다.


오죽하면 2박 3일 여행의 마지막 날, 아쉬움에 찬 마음을 붙잡고 일본어 독학 서적을 뒤적거리고 있었을까.


그리고 결심했다.


진짜 일본어 한 번 제대로 공부해 봐?




나의 인생 게임인 파워프로 시리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내에 정발된 적이 없다.


일본어는 아직도 나에게 일종의 숙제였다.


게임, 그중에서도 특히 콘솔 게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늘 일본어를 하지 못해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이 세상에 웰메이드 게임이 얼마나 많은데, 언어가 일본어라는 이유로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에겐 너무 아쉬웠다. 스토리 게임이면 특히나 더다.


그때마다 일본어 강의를 뒤적거렸지만, 히라가나부터가 워낙 꼬부랑 글씨처럼 생긴 탓에 공부하기가 어려워 번번히 무너지곤 했고.


히리가나 몇 자 적어보다가 다시 관심이 사그라들고. 어떻게 다시 공부를 하려고 해도, 그때는 또 가타카나가 어려워서 몇번 끄적이다가 그만두고. 그러길 반복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동안 해내본 것이 없어서 자존감이 땅에 떨어져 있던 차에, 이거라도 제대로 해보자! 라고 결심해보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학원에 가서 배우는 것이겠지만, 돈은 없었다. 알바나 전전하는 일개 대학생이 돈이 어디 있을까.


나는 그 즉시 인터넷을 찾아 책 한권을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정보를 찾을때 인터넷 커뮤니티를 애용하는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일본어 책이 있었다. 바로 일명 '일무따'.


일무따로 기본적인 일본어를 뗀 뒤 한자 공부를 들어가는 것이 일본어 독학의 정석인 것 같았다.


그 즉시 책을 주문하여 받아보고 나는 본격적으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시작한지는 이미 좀 되었고, 현재는 열심히 일무따 진도를 나가는 중이다.


앞으로의 일지부터는 일기처럼 내가 어느정도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그와 동시에 내가 일본어를 배우며 어려웠던 부분을 질문 형식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몰라도 무작정 일본어 공부 시작해도 될까요?


공부해본 입장에서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사실 어찌보면 알파벳 읽을 줄 모르는데 영어 공부 시작해도 될까요? 라는 말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우선 글자를 읽을 줄 알아야 소리내보기도 할 수 있으니까. 


히라나가와 가타카나는 그야말로, 일본어 공부의 시작관문이다.


문제는 너무나도 외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나마 알파벳과 비슷하게 생긴 글자면 몰라도, 뭔 상형문자 같은 글자라 머리에도 잘 들어오질 않으니까. 


필자도 번번히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외우는 것부터 실패했으니, 그 마음을 너무도 잘 안다.


그렇다면 어떻게 외워야 할까. 


내가 떠올리고 실천한 답은 '무식하게 써서 외운다'였다. 단연컨대 믿음과 신뢰의 방법이 아닐까.


물론 그것 말고도 내가 시도한 방법이 하나 있었다.



예전에 JTBC <비정상회담>에 조승연씨가 나와서 했던 말이 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는 처음 무작정 외울때는 매우 힘들었는데, 원래 어떤 한자로부터 비롯되었는 지를 알고 나니까 굉장히 외우기 쉬워졌다', 라고.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せ(se)'를 보자. 누가봐도 영락 없는 '세상 세(世)'자다. 심지어 음독도 똑같다.


'편안할 안(安)'자와 'あ(a)', '클 태(太)'자와 'た(ta)'. 이런 식으로 엮여서 공부하면 상당히 공부가 편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가타카나는 어떨까? 가타카나는 히라가나보다 더 외우기 힘들다는 평을 많이 받는다. 


굉장히 삐쭉삐쭉하고 단순해서 구별도 잘 안가고, 비슷한 글자도 많으니까 히라가나보다 더욱 어렵다


'ソ(so)'와 'ン(ng)'의 구분이나, 'ツ(tsu)'와 'シ(si)'는 가타카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주면, '그냥 똑같은 글자 아니야?' 라는 대답을 손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가타카나의 경우도 같다. 어떤 한자로부터 유래되었는지를 알면 조금 더 편하게 공부할 수도 있다.


다만 나는 이 방법도 조금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앞서 말했듯 나는 무식하게 그냥 한 수십번씩 공책에 써가면서 외웠다.


이 방법이 흥미로운 사람도 있을까 싶어서 글을 남겨본다.



'さ(sa)'와 'ち(chi)', 'ソ(so)'와 'ン(n)', 'ツ(tsu)'와 'シ(si)' 구분이 어려워요!



사실 나도 아직 어렵다. 특히 사와 치는 아직도 헷갈린다. 문자를 보면 바로바로 발음이 튀어나와야 하는데, 적응되려면 한참 먼 것 같다.


다만 가타카나는 구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둘이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 필순부터가 다르다.


si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tsu는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시작한다.


발음되는 한글 '시'를 생각해보자. ㅣ 니까, 시シ 이런식으로 세로로 이어진다.


같은 방식으로 '츠'의 ㅡ가 ツ 의 위로, 가로로 이어진다. 이런 식으로 외우니까 금방 외워졌다!


마찬가지로 ソ도 소의 ㅗ가 ソ 의 위로, 가로로 이어지고, 나머지 남은 ン는 원래 받침이니까, 받침처럼 아래를 받치는 모양이다 해서 외웠다.


물론 이렇게 외워도 아직 한 눈에 안 들어 오기는 한다.


さ와 ち는 아직도 어렵다. 이건 계속 보면서 눈에 익혀야 할 것 같다.




앞으로 공부를 해가면서 그때그때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그런 것들을 소개하면서 일지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생한 공부 후기를 적는 만큼, 일본어 독학을 도전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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