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은 천사

by 구름돌

다여섯살쯤, 시인이 되겠다며 시를 쓴 적이 있었다.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 서랍을 뒤져보았다.

가장 먼저 발견한 시의 제목은 '우리 형은 천사'


천사 같던 형을 기억하고 싶어 시를 쓰고 싶었던 것일까.

시에는 별 다른 내용은 없이 '우리 형은 천사'라는 말이 반복되고 있었다.

그 별 것 아닌 글이 몇십년이 지난 지금, 내 마음을 간질였다.


나는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 천사로 보인 적이 있을.

주변 사람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순수하게 내 마음을 베푼 적이 있을까.

사랑을 주면서도,

그 안에는 맑은 마음만을 남겨두었을.


사람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던 나의 눈은,

어느새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읽려는 눈으로 변해버렸다.

눈이 변해버린 나는, 이제 천사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내 주변에도 천사는 없다.

나는 천사를 이제 볼 수가 없다.

그 시절의 순수함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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