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천천히 걷고 있다
오랜만에 나만의 속도를 즐기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누구도 나를 당기지도, 재촉하지도 않는다
벚꽃 향이 섞인 봄바람만이 이따금 내 곁으로 다가온다
아무에게도 막히지 않고, 붙잡히지 않고
제멋대로 흩날리는 저 바람이 부럽다
나도 바람이 되고싶다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가며 떠다니는 저 꽃잎이 부럽다
나도 꽃잎이 되고 싶다
바람에도 얽매이지 않고,
꽃잎에도 방해받지 않은 채
제 마음대로 날아가는 저 새가 부럽다
나도 새가 되고싶다
다시 빨간불 앞에서 멈춰선다
빨간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뀌었다
잠시 멈춰 있고 싶다
파란 불이 깜빡이며 나를 재촉한다
지금 가지 않으면 다시 가로막히게 될 것을 안다
잠시 멈춰 있고 싶다
저 바람이 되고싶다
저 꽃잎이 되고싶다
저 새가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