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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Aug 02. 2023

착공 258일 차 - 2023.07.30

 오늘은 레이스웨이 수평부터 맞추기 시작했다. 레이저 수평계를 띄워 중심선을 잡고 메탈 와이어 길이를 조절했다. 전산볼트를 사용했다면 레이스웨이가 흔들리지 않아 수평 맞추기가 더 편했을 텐데 와이어는 너무 민감해서 쉽지 않다. 왜 다들 전산 볼트를 사용하는지 알 것 같다.


레이스웨이 위에 올라갈 목판에 타공도 했는데 자작나무 합판이 생각보다 두꺼워 잘 뚫리지 않았다. 홀쏘로 한참을 실랑이하다 겨우 뚫었다. 나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목판과 전기 배선을 진행하였다. 일단 느낌을 보고 싶어 선정리는 뒷전으로 하고 목판에 조명을 설치한 다음 올려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별로였다. 아무리 선정리를 해도 목판 위에 솟아오른 조명기구와 배선이 눈에 거슬렸고, 무엇보다 깔끔하고 단순한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우리 집의 콘셉트에 전혀 맞지 않았다. 노출 천장의 상업 공간처럼 날 것의 느낌이 너무 강했다.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판단해서 여기에서 작업을 중단했다. 이건 조명 설계 쪽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시공했지만 완성도가 나올만한 설계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최종 기밀 테스트에 앞서 취약 부위인 CD관의 기밀 작업을 진행하였다. 배관의 관통 부위는 역풍방지댐퍼 및 전동 댐퍼로 처리하였고, 각 배수구에는 각종 트랩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봉수만 유지한다면 어느 정도의 기밀 유지가 될 것 같은데 이와는 달리 전기 및 통신 분전반의 기밀 처리는 매우 미흡한 상태였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역시나 내가 나섰다.


외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CCTV, 초인종, 외부 와이파이, 그리고 KT 광케이블이 들어오는 인입관을 먼저 막았다. 통신 분전함은 선정리를 내가 직접 했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작업이 수월했다. 특히 통신맨홀과 연결된 인입관은 관의 직경이 매우 큰 반면 어떠한 실링 처리도 되어있지 않아 기밀성능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치니 꼭 처리하도록 하자.


전기분전함은 주기도 안되어있고 손이 안 닿는 깊숙한 곳에 배관이 있기도 한 데다 전기선이 워낙 단단해 그 속을 비집고 들어가기도 어려워 눈에 보이고 손이 닿는 부분만 기밀 처리를 했다. 참 아쉽다. 중간 기밀 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안일했던 건지 시공 과정에서 CD관 기밀은 전혀 신경 안 쓴 느낌이다. 그저 외부 계량기와 연결된 큰 배관에만 실리콘으로 막아둔 것이 전부이다. 이건 나도 어쩔 수 없다. 최종 기밀 테스트를 수행하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해 봐야겠다.


외부등 때문에 실내 스위치가 외부로 바로 이어지는 부분, 외부 블라인드에서 실내 스위치로 연결된 부분도 일단은 기밀 처리를 하였다. 이렇게 다 나열하고 나니 생각보다 부위가 많아 어려웠지만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착공 258일 차 요약

레이스웨이 위 조명 설치

CD관 기밀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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