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째 이야기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유년 시절의 추억은?

by 냥뇽

몇 살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할 만큼 오래된 기억이지만, 어릴 적 고사리 같은 손으로 경양식 돈가스를 먹던 장면이 아직도 마음 한편에 아련히 남아 있습니다.


토요일이면 가족과 함께 외식하던 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작은 경양식집에 들어섰고, 어두운 조명 아래 둥근 탁자에 가족이 둘러앉았습니다. 포근한 분위기 속에서 은은한 음악이 흘렀고, 주방에서 흘러나오던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습니다.


따뜻한 크림수프를 한 숟갈 떠먹을 때면 속이 노곤해졌고, 넓게 펴진 밥 옆에 소스를 가득 머금은 돈가스가 접시에 담겨 나왔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던 그 돈가스를, 칼질이 서툴던 저는 늘 부모님께서 먹기 좋게 썰어주셨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기다리던 그 순간은, 어린 제게는 소소하지만 참 따뜻한 행복이었습니다.


이제는 언제든 원하는 만큼 돈가스를 사 먹을 수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도 있지만, 그 시절, 그 장소, 그 시간 속에서 먹었던 돈가스 맛은 아마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문득, 제가 부모님의 나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언젠가 저 역시 아이를 데리고 둥근 탁자에 앉게 된다면, 그때의 따뜻한 기억처럼 오래도록 간직될 추억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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