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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가자또 Sep 27. 2024

그저 그런 적당한 재능(?)

잡기에 능한 자

거실에서 그리던 그림을 보며 문득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밑그림 따기


어릴 적 분명 공부에 대한 이야기였겠지만, 무언갈 시작하고 금세 싫증이 나서 그만둘 때마다 어머니는

'철 넌 잘할 수 있는데 왜 안 하니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력을 하지 않는데 엄마는 안타깝고 아깝단다.'


그럴 때마다 온갖 짜증을 내며 온몸으로 싫은 티를 팍팍 내던 청개구리 시절이 있었다.

그저 어린 치기를 달래기 위한 어른들의 달콤한 속삭임이었을까..


잠재된 가능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어른들의 응원이었을까..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들을 구분 지어보려고 해도 항상 그래왔듯 딱히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구분 지어지지는 않는 듯하다.


잘하는 것 같기도 한데 또 엄청난 재능은 아닌듯한 그런 애매한 위치..


항상 시작은 적당히 했고

중간엔 언제나 견딜만한 고난과 역경이 있었고 지나고 나면 그저 담담히 견뎌낸 이렇다 할 결과물이 척하니 나오기보단 그냥 생활형으로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추는 그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듯한 재능.. 그저 지나친다면 눈에 딱히 뛰어나게 보이지 않는 그런 재능(?)이었다.

티브이나 유튜브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 특출 난 재능을 가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대단하기도 싶다.


그렇게까진 못하지 않을까 싶지만, 나 스스로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할 수 있으면서 그저 주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듯하다.


이 또한 켜켜이 쌓이고 쌓인다면

언젠가는 해온 모든 것들이 바탕이 되어 따스한 열매를 틔울 날이 올 테니..

그 언젠가를 위해 멈추지 않고 차곡차곡 열심히 가꾸어 나가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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