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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가또 Sep 17. 2024

작은 동물이 주는 큰 울림

안녕,할부지. 안녕~푸바오

다큐영화는 잘 보는 편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푸바오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가 있어 자연스레 영화관으로 향했다.

민화로 그린 푸바오

영화상에서 나오던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판다가 출산을 했다는 소식이 자연스레 나오는데 기억 속 어렴풋이 접했던 뉴스가 기억났다.


아 그 판다가 푸바오였구나.


사실 유행에는 딱히 관심 없이 뒤처지는 편이라 한참 유행이 지나고 그제야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열광했을까 하고 한번 들여다보는 편이다.


한참 코로나 시절 사람들이 너도 나도 푸바오에 열광해서 웃고 울고 싸우는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자신이 아닌 무언가에 이토록 열정을 쏟을 수가 있다니..

그 작은 동물 한 마리의 울림이 이렇게 클 수가 있다니..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냥 바라보고 있으면 되는 걸 왜 굳이 가서 싸우고 있는 건지...


하고 사람들의 열정에 새삼 놀랍기도 했다.


사실 스스로 무언가에 매우 몰입해서 빠지는 편이 아닌지라 한편으로는 살짝 부럽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다른 관심사가 줄어드는 것도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어떤 존재에 나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 가며 오롯이 나의 감정을 드러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것 같다.


영화 속에서는 푸바오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오픈런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시간제한으로 인해서 잠깐이나마 푸바오의 모습을 보면서 울고 웃는 사람들의 모습들과 뒤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사육사 분들의 모습이 담담하게 나온다.


다큐영화이다 보니 다른 오락영화나 SF영화처럼 눈이 즐겁거나 신나는 부분들은 없지만 잠시나마 푸바오를 바라보고 아끼는 시선에 머물 수 있었다.


푸바오와의 첫 만남부터 헤어짐까지의 기록..

영화관에 많은 사람들이 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이곳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앉아서 눈물을 훔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어디에서든 건강하게 잘 지내렴..ㅠㅜ..

보러 가기 전 어느 정도 후기를 보고 가서 당연히 눈물바다이겠거니 했지만 정말이지 청승맞게 눈물 콧물 다 짜내고 티슈까지 전부 다 쓰고 나서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는 눈은 퉁퉁 부어있고 코는 빨간 코가 되어 나왔다.


이 정도일 줄 알았으면 국내에 있을 때 에버랜드 가서 한번 즈음은 봐볼걸 하고 잠깐이나마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또 무엇이 우리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가 온다면 꼭 한번 시간을 내서라도 열정을 다해서 보러 가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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