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가 사랑에 빠진 이유를 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물으면 말한다. 난 걔가 이래서 좋아. 저래서 좋아. 과연 그럴까? 그런 이유들은 사랑에 빠지고 나서 찾아낸 이유일 뿐이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는 다른 이유일 수 있다. 내가 전혀 모르는. 인지하지도 못하는.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이 죽도록 싫어도 못 떠난다.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데 매달린다. 이럴 때면 당황스럽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사랑에 빠진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사랑뿐만 아니다. 모든 일들이 그렇다. 사업에 실패하고 시험에 떨어지고 친구와 손절하고. 사건이 터지고 이유를 찾아본다. 내가 생각한 이유. 이 결과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던 이유. 정말 그게 진짜 이유일까? 아니면 원인 없는 불안감에 휩쓸려 내가 만들어낸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