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게 보내는 편지 3] 바람이 전하는 수줍은 초대장
[봄에게 보내는 편지 03]
바람이 전하는 수줍은 초대장
박순동
살랑거리는 바람 속에서 비누 향기 같은 흙냄새가 납니다.
당신이 보낸 초대장인 줄 단번에 알았습니다.
겨울의 긴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는 대지는 아직은 모든 게 낯선 모양입니다.
담장 너머 빼꼼히 고개를 내민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신은 기어이 그 보드라운 초록의 힘으로 세상을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듯 발그레해진 꽃봉오리들이 당신의 발걸음을 따라 하나둘 깨어납니다.
내 마음의 뜰에도 당신을 위해 비워둔 자리가 있습니다.
그곳에 당신의 파릇한 생기를 한 줌 심어주세요.
당신을 맞이하는 이 순간,
내 영혼도 갓 돋아난 새싹처럼 싱그럽게 피어납니다.
26.3.10. 새봄에 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