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pisode 14. 남겨진 눈동자

by mean

얼마 후, 단서가 될 만한 일이 있었다. 다른 반 아이가 백상현과 국어 선생의 열애설을 퍼뜨린 때였다.


수학여행지 호텔 식당, 멀리서 나를 알아보고 화색이 돌던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트레이닝복 차림의 나를 유독 반색하며 바라보던 그 표정이 지워지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한순간 울타리 밖으로 내팽개쳐진 기분에 휩싸였다.


그를 찾아갈까 생각했지만, 실상 그는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린 이야기를 나눌 사이조차 아니었다.


소문의 진실은 서연아 선생의 입에서 직접 흘러나왔다. 그녀는 학생부장이 다리를 놓아주었다는 사적인 이야기를 굳이 수업 시간에 늘어놓았다.


백상현은 이후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완벽한 증발이었다.


1년 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또 한 번 퍼졌다.


서연아는 졸업할 때까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건 그녀가 나를 지켜보기 시작하자 나는 국어 공부에 더 매달렸다. 그 긴장감 때문이었는지, 수능 언어 영역에서 평소 모의고사보다 한 등급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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