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안다.
세상에는 본래 주어진 의미 따윈 없다는 걸.
샤르트르와 카뮈가 말했듯,
삶은 결국 부조리 위에 세워진 무대라는 걸.
하지만 그녀는 지금 여기에 있다.
하이데거가 말한 것처럼,
어떤 설명도 없이 이곳에 ‘던져진 존재’로서.
그녀는 역사와 유전자, 감정과 기억,
그리고 한국이라는 시간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그 모든 조건이 그녀를 만든 건 사실이지만,
그게 그녀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녀는 점점 알아갔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선택할지는 자신의 몫이라는 걸.
스토아 철학이 말하던 것처럼,
놓아야 할 것과 붙들어야 할 것을 구별하려 노력했고,
빅터 프랭클 박사가 증언한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느끼는 방식만큼은 선택할 수 있다는 걸 배워갔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는 ‘ACT’라는 도구를 손에 넣었다.
받아들이고, 방향을 정하고,
흔들리면서도 걸어가는 법.
그녀는 깨달았다.
삶이 무의미하다면,
자신이 그 위에 가치를 새기면 된다는 것을.
그녀는 매일 조금씩 바꿔간다.
의도와 주의, 반복과 선택으로
자신의 뇌를, 마음을, 삶을 다시 써나간다.
그녀는 지금,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신경가소성이라는 가능성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