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줘, 제발
너무 힘든 하루를 보냈다. 아니 사실 너무 힘든 일주일을 보냈다.
일을 더 철두철미하게 잘 해내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친한 협력사 대표님 사이에서 말실수를 했다. 그래서 그 대표님은 그 일로 감정이 많이 상했고, 차가운 온도로 비즈니스를 대하기 시작했다. 그 일주일이 나에게는 너무 차갑고 힘든 시간들이었다.
나는 감정적이다. 그런데 일할 때는 이성적이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일을 해냈을 때 개운하지가 않다. 오히려 내 이성적임이 상대방을 다치게 하진 않았는지 밤에 누워서 계속 되새기는 날들도 많다.
남편은 이성적임에 끝에 있다. 그래서 항상 나의 이런 스트레스를 옆에서 공감해 주기보다는 해결책을 마련해 주고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일주일 동안 이 문제로 고민했고, 고민하는 사이 협력사 대표님의 차가운 온도는 나를 열 번도 더 베이게 했다. 협력사 대표님께 전화해서 서운하신 것이 있었냐, 제가 그렇게 했다면 죄송하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성적일 나를 위해 꾹꾹 눌러 참았다.
그러다 도저히 오늘은 그게 안되었다. 오늘마저 참아버리면 그 협력사대표님과의 사이를 정말 그르치게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전화했다.
"대표님. 지난주부터 저에게 섭섭한 일이 있으셨지요? 있으셨다면 저에게 이유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대표님의 차가운 온도를 견딜 수 없어서 전화할까 말까 망설이다 전화드렸습니다"
"아닙니다."
재차 반복하시던 대표님은 내가 "친하다고 해서 규칙을 어겨도 된다는 건 아니잖아요"라는 말에 적잖이 상처를 받으셨고 그로 인해 섭섭한 일을 생각하다 보니 이 전체 비즈니스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나의 잘못된 말 한마디가 이렇게 나와 대표님 사이뿐만 아니라 우리 대표님과 그 대표님 사이까지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에 너무 큰 무게감을 느꼈고, 무너졌다. 나의 무례함에 크게 사과드렸지만 내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그간 힘들었던 나의 마음이 나의 한마디 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니. 그래서 그랬는지 눈물이 나도 모르게 엄청났다. 참아내고 싶었다. 일이었으니까. 근데 참아지지 않았다.
나의 흐느낌을 눈치챈 대표님이 본인이 재차 미안하다고 하셨다. 아.. 이 얘기를 듣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데. 울어서 죄송하다 이렇게 울고 싶지 않았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다시 말씀드렸다.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25분간 이어졌고, 서로 서운하고 힘든 부분에 대해 조금은 이야기하고 풀 수 있었다.
이 방법이 정답이 아니었을지라도 나에겐 정답이었다. 그러고 나니 한 결 마음이 편해지기는 했다.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말했다.
"나 오늘 그 일 다 풀었어. 오빠가 제일 좋아하지 않는 방법으로."
남편에게 울었다고 까지 이야기하자 남편이 나에게 한 말은,
"일 할 때 울지 마. 그게 제일 안 좋은 거야."
하.. 나도 안다. 모르고 운 게 아니라 눈물이 나오는 걸 어떻게 하라고.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진짜 못 참고 터져 나오는 걸 어떻게 하라고.
그간 힘든 게 복받쳐 올랐고, 결국 남편에게 남은 울분과 스트레스를 토하기 시작했다.
"나도 알아. 그냥 나 일주일 동안 진짜 힘들어한 거 알면 힘들었겠지 공감만 해주면 안 돼?"
너무 서러운 하루다.
우는 게 일할 때 너무 좋지 않은 것이라는 걸 나도 안다. 나도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감정적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도 이성적으로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그대들이 부럽다. 하지만 되지 않을 뿐. 나는 그렇게 해결해 낼 수 없는 사람일 뿐이지 않나.
나도 바깥에서 사회생활 하면서 힘든 일도 서러운 일도 다 씩씩하게 견뎌낸다. 다만 감정적으로 그게 안 되는 순간이 있었을 뿐. 근데 그럴 땐 옆에서 이성적으로 이렇게 하라니까 이게 답이 아니라 너 정말 힘들겠다. 근데 괜찮아. 너 너무 잘하고 있어. 잘 해결해 냈어.라는 한 마디면 된다.
하루쯤은 강인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울어서라도 털어내고 일어나면 되는 거잖아.